[정준성 여민동락(317)] 외로움 단상(斷想)

정준성 주필

역대급 열흘간의 긴 연휴 끝자락이다. 

휴식의 달콤함과 함께 재충전의 기회를 삼은 이들이 많다. 

그러나 평소보다 더한 외로움을 느낀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외로움이 이럴 때만 엄습해 오는 것이 아니어서 현대인 삶의 질 저하의 가장 큰 요인이 됐다.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 이상이 외롭다는 통계가 있다. 

늙고 은퇴한 노년층에 한정된 얘기가 아니다. 

학업에 몰두해야 하는 청소년,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도 외롭긴 마찬가지다.

물론 우리나라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나타나는 세계적인 추세다. 

그래서 영국의 정치경제학자인 노리나 허츠는 일찌기 저서 '고립의 시대'에서 이렇게 설파했다. 

21세기를 사회적으로 고립감을 느끼는 외로운 사람들이 대규모로 쏟아져 나오는 ‘외로운 세기’라고. 

영국은 이를 반영하듯 2018년 1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고독을 담당하는 ‘외로움부’를 신설했다. 

선진국도 이 정도니 현대인이 겪는 외로움의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이 간다. 

외로움이 단순한 감정적 결함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정서 불안과 면역력을 약화시키며 신체 발육을 늦춘다. 과도한 외로움은 치매 발병율을 높이고 노화를 촉진시킨다. 

스트레스 조절 기능을 마비시키고 심장질환까지 유발한다. 보편적 분석이 아니다. 

‘사회신경과학’의 창시자인 존 카치오포의 30년 연구의 결과서다. 

외로움의 폐해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건강, 지능 발달, 사회적 성공까지 파괴하는 위력을 보인다. 

게다가 외로운 사람은 사회적인 사람에 비해 인지 및 사고 능력이 30% 더 낮게 활성화 된다.

지방에서 열량을 섭취할 확률이 10% 더 높다. 

고혈압 발병률은 37%, 심장마비 발생 확률은 41%, 스트레스 수치는 50%, 사망률은 25% 더 높다. 

반면 신진대사율이 37%, 면역력이 13%, 사회적 만족도가 35% 더 낮다. 

그리고 소득 수준에도 절대 영향을 미친다. 

불규칙한 식습관과 무절제한 성생활, 과음에도 1.5배 이상 노출되기 쉽다. 

모두가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다. 

불행이지만 다행인 점도 있다.

 외로움은 불치의 병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정신의학계에선 가장 효과적인 치유책으로  '사회적 유대강화'를 꼽는다.

늘 사람 때문에 힘들지만, 한편으로는 사람에게서만 위안 받을 수 있는 것이 '외로움'이어서 그렇다고 한다. 

굳이 ' 사람 인(人)' 한자(漢字)를 설명치 않아도 인간은 본래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왔다. 

좋은 인간관계는 행복과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진리를 다시한번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