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 광교칼럼] 그립다, 잔칫집 같았던 ‘수원갈비축제’ ‘수원음식문화축제’

김우영 논설실장 / 시인
1999년 '제36회 수원화성문화제 갈비축제'에서 주한외국대사와 국제자매도시 대표단과 함께 한 심재덕 시장(왼쪽)이 잔을 권하고 있다. (사진=이용창 화성연구회 이사)
1999년 '제36회 수원화성문화제 갈비축제'에서 주한외국대사와 국제자매도시 대표단과 함께 한 심재덕 시장(왼쪽)이 잔을 권하고 있다. (사진=이용창 화성연구회 이사)

대한민국을 대표 글로벌 축제를 지향한 ‘제62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지난달 27일 개막, 4일 막을 내렸다. ‘수원화성 미디어아트’는 12일 마지막 상연을 끝으로 내년을 기약했다.

올해 수원화성문화제 기간 중 내가 눈여겨 본 프로그램은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 용연에서 방화수류정을 배경으로 열린 수상퍼포먼스 ‘선유몽’, 야간 군사훈련을 재현한 ‘수원판타지-야조’, 그리고 시민들과 함께 종이박스로 팔달문을 만든 초대형 종이 구조물 퍼포먼스 ‘시민의 위대한 건축, 팔달’, 화서문 등 장안공원에서 열린 ‘수원화성 미디어아트’ 등이었다.

8일간 행복했다. 세월이 가는 것이 두려운 나이지만 '제63회 수원화성문화제'가 기다려진다.

그런데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먹거리다. 축제는 눈과 귀 뿐 아니라 입도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 나 뿐 만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의 일치된 생각이다.

물론 이번 축제에 먹거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달 26~28일 수원화성박물관 부설주차장에서 ‘제29회 수원음식문화박람회’가 열렸다.

새빛식당(전문음식관), 수원베이커리관, 식품판매홍보관, 음식문화거리 푸드투어관 등 8개 테마관이 운영됐다.

국제 자매도시인 프랑스 뚜르시, 독일 프라이부르크시 조리사가 참여하는 국제자매도시조리사초청음식전도 열렸다. 전국요리경연대회도 열렸으니 구색은 갖춘 셈이다. 위생단체, 학교, 음식문화거리 상인회, 삼성전자 등도 참여해 부스를 운영했다.

이재준 시장은 개막식에서 “수원의 맛과 함께 국제도시의 음식문화를 즐겨 달라”고 말했다. 그런데 내 개인적인 생각에는 ‘수원의 맛’도 ‘국제도시의 음식문화’도 약했다. 잔치분위기가 덜했다는 얘기다.

예전에 열렸던 ‘수원갈비축제’가 생각났다.

수원갈비축제는 심재덕 시장 재임 때인 1995년부터 매년 진행했다. “전국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수원갈비를 널리 알리고 전통의 수원갈비맛을 보존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는 것이 지금은 고인이 된 심 시장의 말이었다.

첫 번째 수원갈비축제는 '제32회 수원화홍문화제' 기간 중인 1995년 10월 14일 장안공원에서 열렸다. 당시 행사 명칭은 ‘수원갈비 맛자랑 한마당잔치’였다.

전통을 자랑하는 수원의 대표적 업소인 본수원·푸른지대·경남가든 등 19개 갈비집이 업소의 명예를 걸고 참여했다. 평소보다 싼 가격에 푸짐한 양을 제공, 축제장은 오전10시부터 자정까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언론들도 갈비축제를 대서특필, 단번에 전국적인 축제가 됐다. 수원갈비를 세계적인 관광상품으로 만들기 위한 심시장과 수원갈비협회의 노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국내·외 관광객들은 갈비를 수원의 대표적 먹거리로 인식했다. '2005년 경기도 방문의 해' 10대 이벤트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2003년 시가 공원에서 열리는 갈비축제가 식품위생법과 공원 관련 규정을 어기고 있다며 예산에 갈비축제지원비를 편성하지 않아 위기를 맞기도 했다.

뒤에 갈비축제는 중식, 일식이 추가돼 ‘음식문화축제’로 거듭났다. 수원시와 자매결연을 한 외국도시의 요리들도 선보여 명실상부한 음식축제가 됐다.

당시 음식축제를 취재할 때마다 맨 정신으로 나온 적이 없었다. 여기저기서 손을 잡아끌며 ‘안주 한 점’ ‘술 한 잔’을 권했기 때문이다.(이실직고하자면 그 재미에 일없이도 자주 들락거렸다)

참고로 2018년 '제55회 수원화성문화제' 행사로 열린 제25회 ‘2018 음식문화 축제’의 메뉴들을 소개한다.

△수원 갈비코너-수원양념갈비, 한우양념갈비, 갈비꼬치구이

△한식코너-보쌈, 국밥, 파전, 잔치국수, 도토리무침, 닭발, 육전, 떡볶이

△중식코너-짜장면, 짬봉, 새우볶음밥, 마파두부밥, 탕수육, 마파두부, 깐풍기, 양장피, 깐쇼새우

△일식코너-우동, 돈까스, 새우튀김, 산낙지, 회덮밥, 타꼬야끼, 전어, 왕꼬치

△국제자매도시 요리코너

   ·베트남 하이즈엉성시-전통소고기쌀국수,

   ·중국 산동성 지난시-산동튀긴고기

   ·독일 프라이브르크시-연어꼬치와 오이스프,

   ·호주 퀸즐랜드 주 타운즈빌시-레몬머랭타르트

   ·루마니아 클루지나포카시-소고기글라쉬(Gulash)

 

이 다양하고 풍성한 음식들을 생각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지 않는가? 잔치 분위기가 물씬 나지 않나?

이 축제는 2019년부터 코로나19로 중단됐다. 그리고 2023년부터는 음식문화박람회로 명칭을 바꿔 다시 열리고 있다.

앞에서 “축제는 입이 즐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원화성문화제가 잔치 같은 축제가 되려면 먹거리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

수원음식문화박람회의 의도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수원갈비축제’나 ‘한·중·일 음식문화축제’가 그리워지는 것을 어찌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