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시골마을 '돔므'에 울려퍼진 '수원화성'

"키~이임밥(김밥)", "콩키노리(공기놀이)", "수우워 퐈아~성(수원화성)"

프랑스 남부 작은 시골 마을인 돔므(Domme)에 때아닌 서툰 한국어 바람이 불었다. 돔므는 비행기에 내려서도 기차로 7시간을 달려야 도착하는 외진 곳이다. 이런 불모지에 듣기에도 익숙한 우리말을 전파한 '문화 전도사'는 국제워크캠프(IWO)에 참가한 대학생 박선영(19·영통구 매탄동) 씨다.

전 세계 젊은이들이 국적 불문하고 한데 모여 다 같이 15세기 중세시대 귀족의 성인 '쌰또 뒤로이(Chateau Du Roy)'를 복원하는 봉사활동에 참가했다. 지난 1일 출국해 23일까지 이곳에서 한국 문화를 제대로 알리고 돌아왔다. 아시아인은 박 씨가 유일했다.

박 씨는 다양한 국가의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자신의 나라 음식을 직접 만들고 소개하는 '코리안 쿡 데이' 때 바로 김밥과 불고기를 선보였다. 워크캠프에 참가한 7개국 젊은이와 캠프 리더 등 17명의 입에서 찬사가 터져 나왔다.

또 쉬는 시간이면 도르도뉴 강(Ia Dordogne) 주변에서 미리 준비해 간 공기놀이를 동료와 즐겼다. 이때부터 박 씨는 '한류'가 불었다고 했다. 때마침 베이징 올림픽에서 울려 퍼지는 애국가는 돔므 주민마저 '코리아'를 연호하게 만들었다.

특히 박 씨 일행은 프랑스 남부 전역에 배포되는 '쒜드 웨스트(Sud Ouest)' 지역신문에 대서특필되기도 했다. 하루 6시간씩 성곽 복원 봉사에 나선 이방인들이 정글에 가려 복원되지 않은 성의 일부 계단을 복원하는데 구슬땀을 흘렸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돔므 주민과 캠프 참가자들은 '삼성'은 알아도 한국은 잘 알지 못했다. 분단국가이자 일본 옆에 있는 작은 나라 정도만 알아도 다행이었다. 더욱이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알리가 만무했다. 돔므 마을에만 요새 같은 중세 성이 5개나 존재한다.

박 씨는 "돔므의 성들도 아름답지만,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이 훨씬 아름답다"고 칭찬을 늘어놓았다. 때마침 한국관광공사에서 펴낸 책자에서 화성을 보여주며 "Come to Corea! come to Suwon!"을 외쳤다.

배낭 하나만 매고 떠난 워크캠프에서 새삼스럽게 문화유산과 한국의 관광을 좀 더 체계적으로 알려야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이다. "단순한 배낭여행이 아닌, 세계무대를 집약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도전'이자 꿈을 향한 첫발을 내 딛은 거예요."

돔므에 버금가는 관광자원을 좀 더 세계무대에 알리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 것이다.

박 씨는 "수원은 역사적 의미가 큰 화성을 보유하고 있지만, 국제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해 주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 이런 부분들을 개선해 관광객을 유치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 프랑스 남부 돔므(Domme) 마을에 위치한 15세기 중세시대 귀족의 성인 '쌰또 뒤로이(Chatean Du Roy)'가 울창한 숲에 가려져 그 형태만 남아 있다. 박선영 씨를 비롯해 전 세계 7개국 17명의 젊은이들이 이 성을 복원하는 워크캠프에 참가해 성곽의 일부를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사진제공=박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