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7월 동화성세무서 민원팀장이 악성민원인을 상대하던 중에 쓰러진 뒤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숨을 거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부동산 관련 서류 발급을 위해 방문한 민원인이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자 쓰러져 깨어나지 못한 것이다.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악성민원과 폭력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민주화 이후 국민 주권을 잘못 이해한 일부 민원인들의 폭언·폭행·성희롱 등 위법 행위는 매년 수만 건씩 발생한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악성민원은 헤아리기 힘들 것이라는 게 공무원들의 하소연이다. 이에 따라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악성 민원인 폭언·폭행 등 위법 행위로부터 민원 담당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비상대응 모의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악성민원인들의 괴롭힘 외에도 조직 내 갈등으로 인한 우울증 등도 공무원들을 괴롭히고 있다. 이로 인해 공무원들이 정신질환을 겪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따라서 공무원의 정신건강을 지방정부가 제도적으로 관리·지원하는 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직 세계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그동안 공직사회의 정신건강 문제는 개인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인식되거나 고충 처리 절차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공무원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원특례시가 전국 지방정부 최초로 이 하소연에 응답했다. ‘공무원 정신건강 증진에 관한 조례’가 24일 열린 수원특례시의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것이다. 공무원의 정신건강을 지자체가 제도적으로 관리·지원하는 첫 사례라고 한다.(관련기사: 수원일보 26일자, ‘수원시, 전국 지자체 처음으로 공무원 정신건강 증진 조례 제정’)
이번 조례에 따라 수원시장은 3년마다 ▲정기적인 스트레스 진단·심리검사 ▲심리상담 프로그램 운영 ▲근무환경 개선 ▲정신건강 저해 행위 대응 ▲관련 기관·전문가 협력체계 구축 등 ‘공무원 정신건강 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시 관계자는 “조례를 바탕으로 2026년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공무원 마음건강 심리검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필요하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상담·진료를 연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힌다. 수원시 행복정신건강센터와 협력, 개인별 맞춤형 상담 프로그램도 운영하는 등 공직자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공무원의 정신건강은 행정의 지속가능성과 시민 신뢰의 기초”라는 수원시의 인식은 매우 타당하다. 공무원 조직이 건강해야 시민을 위한 행정도 건강해진다. ‘공무원 정신건강 증진에 관한 조례’가 타 지방정부로도 확산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