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후진적 불법개설기관! 언제까지 국민들의 희생을 바라는가?
최근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빈번하게 발생하는 건설현장 산재사고에 대해 연일 대통령의 질타가 있었고 그 어느 때보다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산재사고 예방에 대한 강한 의지 뿐 아니라 신속한 대응과 사고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하여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만들고자 하는 대통령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는 우리 사회에는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 이익을 취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경시한 채 이익과 부를 창출하려는 사회적 악이 아직도 만연해 있다는 방증이다.
오랜 기간 우리는 사무장병원, 즉 불법개설기관의 폐해를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접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에서 건보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나 지난 21대 국회에서 결국 무산이 되었다.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개설할 자격이 없는 일반인이 돈을 투자하여 운영과 수익을 취함으로써 발생하는 폐해는 최근 이슈가 된 산재사고와 다를 게 없다고 본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야 할 의료서비스 영역에서 지나친 영리추구로 환자에게는 피해를 발생시키고, 부당한 요양급여비용 편취로 막대한 규모의 건강보험 재정이 누수 되는 등 국민들의 희생은 너무나도 크다.
돈만 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과잉‧부당진료, 무면허‧조건부 진료, 병원설비 허위신고, 가짜입원확인서를 발부하여 보험금을 챙기는 보험사기 등 불법기관의 폐해 사례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불법개설기관으로 인한 피해액은 지난 15년간(‘09년~’23년) 3조4000억원을 넘어섰으며 적발되어도 재산을 은닉하고 잠적하여 적발액의 6.9% 수준인 2300억원만 정도만 회수한 상태라고 한다.
선량한 국민들의 희생을 통해 이익을 취하려는 사회,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이익과 부를 창출하려는 사회적 악이 인명피해를 야기하고 사회질서를 파괴하는데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강보험 특별사법경찰권’ 부여 방안은 이해관계와 갈등으로 논의만 활발히 이뤄진 채 수도 없이 결정이 뒤로 미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건보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자는 것은 불법개설기관 단속에 필요한 수사기관의 인력과 전문성 부족을 해소하고 수사기간 장기화에 따른 재정누수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수사권 오남용 등 부작용 문제도 해소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제시되었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고 피해액 발생 차단이 시급하다는 점, 현재의 체계로는 정부에서 효율적으로 사무장병원을 단속하거나 퇴출시키지 못하는 불가피한 측면을 고려하여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고자 건보공단 특사경을 추진하였음에도 본질은 외면한 납득하지 못할 이유와 단체행동으로 올바르게 가야할 정책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이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 실질적인 대안도 마련하지 못한 채 반대만 지속되고 있는 한 국민 피해는 늘어나고 의료질서는 파괴될 것이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으로 국민이 충분한 복지를 누릴 수 있는 선진국가의 면모를 갖춰야 한다. 그러나 사회 곳곳에 불법개설기관이 난립하고 있음에도 적발과 처분이 후진적으로 지속되는 한 의료복지 선진국가는 멀어질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