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광역생활권으로 접어든 수원은 현재 주택보급률이 91.9%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주인 없는 아파트는 넘치고, 인구유입은 주춤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광교신도시와 호매실 등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이 완료되는 2015년이면 6만여 세대가 추가 유입된다. 이런 수치는 용인이나 화성 등 수원생활권을 고려하지 않아 자칫 과잉공급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수치상의 주택정책이 아닌 장기적 미분양 해소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 2015년까지 6만여 세대 증가
수원권 부동산업계와 수원시에 따르면 수원지역 주택보급률이 현재(8월 1일 기준) 91.9%로 전국 평균 108.1%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전체 27만 9천990세대 가운데 영통구(108.9%)만 100%를 웃도는 수준이다. 다세대 주택이나 단독주택 등 구 도심권인 팔달구는 78%로 가장 저조하다.
이는 시의 주택건설사업 승인을 받은 1만 5천여 세대도 포함된 수치다. 수원지역에는 내년까지 푸르지오 등 재건축 물량 7천800여 세대와 일반 주택건설사업 7천여 세대 등 입주를 앞둔 물량만 1만 5천여 세대에 이른다. 그럼에도, 경제의 기본 원리인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져보면 ‘주택난’이 심각한 수준으로 비친다.
하지만, 수원지역은 6월 현재 미분양 아파트가 2천600여 세대(건설업계가 국토부에 신고한 통계)에 달하는데다, 장기적인 급매물도 1만여 세대 이상을 훌쩍 넘어섰다. 주택은 모자란 데 주인 없는 주택이 늘어나는 기이한 현상을 빚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2013년이면 광교(3만 1천여 세대)와 호매실(1만 6천여 세대) 등 대규모 택지지구에 5만여 세대가 들어선다. 수원지역 구도심권 25개 지역 재정비 사업에서 늘어날 세대 수와 지구단위계획 사업 등을 감안하면 2015년까지 6만여 세대(자연증가 포함)를 훌쩍 넘는다.
시는 매년 1~2% 정도의 주택보급률 상승 추이를 살펴 2020년이면 목표 지향치 주택보급률이 100%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고 주택보급률 100%라는 수치가 무주택자가 없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 용인, 화성 등 수원생활권 주택보급도 고려해야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보급률을 산정할 때 원룸 등의 다세대 주택을 ‘한 세대’로 치기 때문에 실제 주택보급률은 그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물론 공급이 늘어나면 집값 하락으로 이어져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가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이는 이미 광역생활권으로 확대된 수원의 주택보급률을 고려하지 않아 장기 미분양 적체와 지역경제 침체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공급이 늘어도 비싼 집(꾸준히 분양가가 오르는 추세)을 마련할 수 있는 수요자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부동산정보업체 한 관계자는 “앞으로 주택보급 수준을 수원권으로 확대하면 화성 봉담·향남지구, 용인 신갈·서천·흥덕지구 등의 택지개발지구 개발여건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광교와 호매실 등 6만여 세대 주택보급만으로도 2020 도시기본계획 계획인구 129만 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대신 주변지역의 소비패턴을 수원으로 돌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주택정책도 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화성과 용인 등의 수원 접경지역 주민 중 상당수가 거주지가 아닌 수원에서 경제·문화생활의 소비패턴을 보이고 있다.
● 미분양 적체 장기화되면 집값 폭락
신도시 사업이나 임대주택 사업 등 정부의 주택보급정책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일선 지자체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맡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주택 수요를 시에서 판단하는 것이 아닌데다, 건설업체가 수요에 따른 수익성을 충분히 살펴 주택건설 승인을 하기 때문에 적당한 수준에서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재정비 구역 사업이 본격화되면 전세물량이 늘어나고, 미분양 적체도 해소될 가능성이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장기침체가 해소될지는 미지수다. 부동산업계는 광교신도시 분양 물량을 제외하면 미분양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단정했다.
한편, 농협경제연구소는 최근 ‘가계 주택수요 분석을 통한 향후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장기 미분양 적체가 지속되면 집값이 현재의 25%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부동산 PF 의존도가 높은 국내 주택건설 사업에 장기적인 미분양 적체 현상은 심각한 건설업계는 물론 금융, 부동산 시장까지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