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 부동산시장 침체 심화시키는 것 아닌가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관련 세제개편안을 놓고 지역 부동산업계가 득실을 따지느라 분주하다. 고가 주택의 기준이 6억 원 초과에서 9억 원 초과로 수직 상승한데다, '3년 이상 거주'한다면 양도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되는 등 주춤했던 중대형 아파트 수요가 늘지 재단하고 있는 탓이다.

하지만, 수원지역은 혜택을 누릴 고가의 아파트가 1%도 채 되지 않고 광교신도시 분양 등의 여파로 장기 미분양 적체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자칫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고가주택의 기준을 6억 원 초과에서 9억 원 초과로 올려 9억 원 이하 주택을 한 채만 가졌을 때 양도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1세대 1주택자는 양도세를 안 내는 대신 거주요건을 2년에서 3년으로 강화한다. 이는 6억 이상 9억 이하 아파트 소유자가 3년 이상 거주하면 양도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현재 3년 이상 보유하면 매년 4%씩 공제하던 양도세도 매년 8%씩 공제폭이 확대(10년 보유 시 80% 공제)되고, 양도 차익에 따라 부과하던 양도소득세 세율도 소득세율과 같이 6~33%(기존 9~36%)로 3%포인트 인하된다.

국토부는 전국 1천356만 세대 중 혜택이 돌아갈 6억 이상∼9억 원 미만 주택은 총 37만 세대로 추정한다. 수원지역에 혜택이 돌아갈 아파트 단지는 우만동 월드메르디앙의 중대형 아파트 일부와 한일타운, 영통 일대 180㎡ 이상 일부 아파트 등 총 500여 세대를 넘지 않을 것으로 지역 업계는 파악했다.

특히 9억 원 이상의 주택은 우만동 월드메르디앙 228㎡ 정도로 현재 9억 500만 원대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9억 원 이상 주택도 장기보유 특별공제가 확대되고 양도세율이 낮아져 세제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세제 감면을 기회로 중대형으로 '갈아타기' 수요가 늘어날 수도 있지만, 수원지역서 6억 원 이상 주택의 거래는 거의 이뤄지기 어렵다는데 입을 모았다. 특히 금융권의 고금리가 지속되는데다, 금융대출 규제가 여전히 남아 있어 활발한 거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수원지역은 실제 부동산 매매(전세 제외)가 '0%'에 가까운 아파트 단지도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영통 B부동산 대표는 "미분양 적체가 심각한 수준인 수원은 외지인들의 유입이 늘지 않으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어렵다"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세제개편안을 마련했다고 하지만, 당초 거래가 없던 중대형에만 혜택이 돌아가 비강남권에는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3년 동안 보유만 하면 비과세 혜택을 부여했던 수원은 실적주 요건이 강화되면서 외지인의 투자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이밖에 이번 개편안에 종합부동산세의 세금 부과 기준이 되는 과표적용률도 지난해 수준인 기준가격의 80% 수준으로 동결하고, 보유세 증가 폭도 전년 대비 300%에서 150%로 하향조정하기로 하는 등 그동안 투기를 막도록 묶어 놓았던 세제를 대폭 완화했다.

실수요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조항도 일부 조정해 근무상 형편으로 주택을 취득, 2주택이 된 경우 외에 취학이나 장기 요양으로 2주택(단 취득 시 3억 원 이하)이 된 경우도 중과에서 배제했다.

권선구 M공인 관계자는 "양도세 절감을 위해 중대형 아파트 거래를 미루는 세대가 늘어나고, 혜택이 없는 어정쩡한 크기의 아파트 수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상속·증여세율 인하도 추진돼 앞으로 주택거래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다주택 보유자들이 차익의 50%를 넘는 양도세를 피하고자 세 부담이 줄어드는 증여나 상속을 통해 배우자나 자녀 등에게 집을 물러 줄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이번 세제개편안이 상대적으로 중소형 주택의 혜택이 '쏙' 빠지면서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렵게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망포동 S공인 관계자는 "손익 계산을 따져보는 문의 전화가 많이 온다"면서 "팔려고 내놓았던 매물도 다시 거둬들여 연말 추가적인 부동산 관련 세제혜택을 기다려 보자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