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일보=엄인용 기자] 세무사제도 선진화 확립을 위한 세무사법 개정안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과 관련, 한국세무사회(회장 구재이)는 세무사의 공공성과 전문성을 다시 한번 확인케한 역사적 성과로 평가했다.
특히 1961년 제정 이후 수차례 개정에도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던 세무사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세무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 세무사법’)이 최종 의결됨으로써 세무사의 사업현장 애로를 일거에 해소시키고 세무사 업역을 위협하던 무자격사 및 플랫폼 영리기업과의 전쟁에서 최종 승리의 법적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한국세무사회는 세무사 사무소 직원 관리 역량을 높이고 무자격자 및 플랫폼의 세무대리 오인 광고 등을 철저하게 막을 수 있게 돼 납세자 권익은 물론 세무대리 질서를 확립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이 이날 본회의 표결에서 재적 의원 298명 중 재석 의원 245명 중 223명이 찬성, 1명 반대, 21명 기권 등 찬성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는 점에서 이번 개정이 국민 권익과 세무사제도 공정성 확보를 위한 변화였다는데 의미가 큰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이번 개정안은 정부가 제출한 원안과 김영환·정태호·임광현 의원이 각각 발의한 총 4건의 세무사법 개정안을 통합해 기획재정위원회가 마련한 대안으로, 한국세무사회와 기획재정부가 2023년부터 함께 운영해온 ‘세무사제도 선진화 TF’ 논의가 입법으로 결실을 맺은 결과라는 평가다.
특히 이례적으로 법제사법위원회 법안2소위에 회부되지 않고 전체회의에서 곧바로 상정돼 의결됐다.
여기에는 구재이 한국세무사회장이 올해 연임하면서 기획재정부 및 국회 관계자들과 수개월 간 긴밀히 협의하고 조정해온 결과로,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해 법안이 폐기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멋지게 끊었다는데 의미가 크다.
본보는 이번 세무사법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앞으로의 세무사 향방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해 봤다.
■ 3인 세무법인 설립 허용…청년·지역세무사에게 기회를 열어주다
우선, 세무법인 설립 인적요건이 완화됐다. 현행법상 세무법인 설립을 위해서는 세무사 5인이 필요했으나 개정 세무사법은 분사무소를 두지 않는 조건으로 세무사 3인만으로도 세무법인 설립을 허용했다.
이는 전문자격사법 가운데 최초로 3인 유한회사형 법인 설립을 인정한 사례로, 한 사무소에 세무사 인력을 집적, 조직적·전문적 세무서비스 제공을 유도하고, 초기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청년세무사와 지역소재 세무사에게도 법인 설립과 성장의 기회를 확대하며, 지역 납세자에게 더 다양한 세무법인 선택지와 향상된 서비스 접근성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 세무사·사무직원 결격사유·조회 가능해져 직원 관리 강화↑, 세무사 역량도↑
세무사와 세무사 사무소 사무직원을 대상으로 한 결격사유 및 조회 근거가 정비된 세무사들이 100% 역량 발휘를 할 수 있게 됐다. 세무사법 개정으로 기획재정부장관이 관계기관에 범죄경력자료, 징계이력 등을 조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신설돼 결격사유가 있는 세무사의 등록 및 직무 수행을 상시적으로 점검·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결격사유 조회 규정은 세무대리업무등록부에 등록된 공인회계사와 변호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에 공인회계사·변호사가 '공인회계사법' 또는 '변호사법'에 따라 제명·등록취소된 경우 발생하는 결격사유 또한 조회할 수 있게 돼 결격사유가 있는 타자격사들이 세무사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원천 차단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세무사 사무소 사무직원에 대한 결격사유를 새로 규정하고, 탈세 상담 등 조세범으로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자는 세무사 사무소 직원으로 근무할 수 없도록 하며, 사무직원에 대해서도 결격사유 조회가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형사처벌 등의 결격사유가 있음에도 세무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적시에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세무사 광고기준 법제화로 전문성 홍보는 OK, 과장·비방 광고는 NO
세무사 광고에 대한 법적 기준이 처음으로 세무사법에 명문화됐다. 신설된 규정에 따라 세무사는 학력·경력·전문분야 등 객관적 정보를 TV·방송·인터넷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갖게 된다.
동시에 소비자를 오인시키는 내용, 다른 세무사를 부당하게 비방·비교하는 광고, 세무사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는 광고는 명확히 금지돼 건전한 광고 질서를 유지하면서도 납세자의 합리적인 세무사 선택권을 넓히는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세무사는 물론 세무사법을 적용받는 공인회계사·변호사에게도 적용돼 세무대리시장 질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세무사법 개정이 갖는 두 번째 의미는 무자격자 및 플랫폼 영리기업 등 외부의 업역 침해로부터 세무사업역을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였다는데 있다.
■ 무자격자 세무대리 ‘오인 광고’까지 명시적 금지, 세무사 시장 질서 확립
무자격자의 세무대리와 관련한 ‘오인 광고’ 금지 규정이 신설·강화됐다. 개정 세무사법은 세무사가 아닌 자가 세무대리 업무를 “실제로 취급한다는 뜻을 표시·광고”하는 행위뿐 아니라, 세무사의 직무를 취급하는 것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까지 명확히 금지하게 됐다.
이로써 일부 플랫폼·컨설팅 회사 등의 세무사 직무 수행이 사실상 금지되고, 소비자를 혼동시키는 방식으로 세무대리 시장에 진입하는 관행을 확실하게 차단시켜 불법 세무대리로 인한 납세자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고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 세무사 명의대여 관련 몰수·추징 대상 전면 확대
세무사 명의대여에 대한 몰수·추징 범위가 크게 확대돼 세무사 업계의 고질병인 명의대여 역시 자취를 감출 예정이다. 종전에는 ‘명의를 빌려준 세무사 또는 그 사정을 아는 제3자’가 몰수·추징 대상이었으나 개정 세무사법은 여기에 더해 명의를 빌린 자, 명의대여를 알선한 자도 몰수·추징 대상으로 명확히 규정, 그들이 명의대여로 얻은 금품·이익을 모두 몰수·추징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혔다.
이로써 세무사 명의대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을 사실상 원천 차단함으로써, 세무플랫폼을 비롯한 시장 곳곳에서 반복돼온 고질적인 명의대여 관행을 근절할 강력한 법적 장치가 마련됐다.
2023년 7월 전 회원 의견수렴 착수 이후 29개월간 한국세무사회가 정부·국회와 긴밀히 소통하며 추진해온 제도개선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됐고, 세무사제도 선진화를 위한 입법 논의가 실제 법률 개정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사례를 남기게 됐다.
구재이 한국세무사회장은 “이번 세무사법 개정은 세무사의 공공성과 전문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역사적 성과이자, 세무대리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명의대여와 무자격자 세무대리, 과열 경쟁을 부추기던 불법 광고를 제도적으로 바로잡은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개정법의 취지가 현장에서 온전히 실현돼 성실납세 문화 확산과 국가재정 건전성 제고, 납세자 권익 보호, 청년·지역세무사 지원으로 이어지도록 한국세무사회가 하위법령 정비와 실무지침 마련, 회원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