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질적 건설현장 임금체불 이젠 사라질 듯

염태영 의원 정부에 “조속한 시행” 반복 주문 성과
수원시 건설현장.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련이 없음.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수원시 건설현장.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련이 없음.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지난 6월 1일 40대 가장이 승용차를 바다로 몰아 부인과 자녀 등 가족 3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인부들에게 3000만 원 가량의 임금을 주지 못한 건설 현장의 작업반장이었다. 노동청으로부터 조사를 받은 뒤 처지를 비관, 극단적 행동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해 10월에는 인천의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하청업체 50대 노동자가 공사비 미지급에 항의, 투신해서 목숨을 끊는 사고가 일어났다. 아파트 공사 하청업체 간부인 고인은 그간 밀린 공사비를 받지 못해 직원들 임금까지 제때 주지 못하자 죄책감으로 비극적인 선택을 했다고 한다. 이보다 1년 전에도 인천의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50대 인부가 임금체불 문제로 동료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밀린 임금을 받기 위해 ‘십장’을 찾아갔고 말다툼을 벌인 끝에 비극이 발생한 것이다.

하도급업체 임금체불은 노동자와 이 노동자 가족의 생계를 위협하는 심각한 범죄행위다. 뿐만 아니라 임금체불과 중대재해는 무관치 않다. 지난 10월 말 노동부가 중대재해가 많이 발생한 건설현장 100곳(369개 업체)을 점검한 결과 이 현장을 담당한 171개 업체에서 9억 9000만 원 규모의 임금체불이 있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중층적 하도급 구조 아래에서 다단계로 부담을 전가해 체불이 발생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고 다짐했지만 하도급업체 임금체불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이에 염태영 국회의원(수원무)이 건설현장 임금체불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섰다. 염 의원은 지난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주자 직접지급 방식을 공공 건설현장 전반으로 확대할 것을 강하게 요구한 바 있다. 국가철도공단의 ‘체불e제로’ 적용 현장에서는 단 한 건의 체불도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후에도 국토교통부 및 관계기관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 결과 시행규칙이 개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국토교통부가 12월 19일부터 2026년 1월 28일까지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조달청은 개정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내년 3월 30일부터 개선된 기준에 따라 공공 건설공사 대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것이다.(관련기사: 수원일보 19일자, ‘염태영 의원, 건설현장 임금체불 구조 흔들다’)

이로써 발주자가 지급한 공사대금 중 노동자 임금과 자재·장비 대금은 원수급인이나 하수급인을 거치지 않고 개별 노동자와 자재·장비업자에게 직접 지급되도록 개선된다. 뿐만 아니라 하도급 대금 지급 과정에서 원수급인의 승인 절차도 삭제된다. 원·하도급 건설사의 자금사정이나 압류 등으로 인해 발생하던 체불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이제 설명절도 머지 않았다. 이에 앞서 이 제도가 시행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