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성 여민동락(328)] 연말 괴로운 '숙취'

정준성 주필

과유불급(過猶不及). 애주가들에게도 해당된다.

"적당히 마시면 약이 되지만 과하면 독"이 되니 말이다. 

술 마신 다음 날 이른바 '술병'이라도 나면 더 그렇다. 

갈증, 두통, 속쓰림은 물론 장이 뒤틀리고 정신마저 혼미해 후회가 크다. 

고통은 ‘숙취’가 원인이다. 

간이 알콜 해독을 못해 ‘아세트알데히드’가 몸에 쌓인 결과다. 

술꾼들은 이런 괴로움 해결 방법 중 하나로  '해장'을 택한다.

대표적인 것이 댜양한 해장국이다. 

물론 약에 의존하기도 하지만 아침식사 해결을 겸한 궁여지책 중 하나로 널리 애용된다. 

그래서  ‘해장국’을 해장(解腸)으로 이해하여, ‘뒤집힌 속을 푸는 국’ 정도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와전이다. ‘해장국’은 ‘해정국'에서 유래된 말이기 때문이다.

한자어 ‘해정(解酲)은 ‘숙취' 즉 술기운을 해소한다는 뜻이다. 

선조들은 ‘해정국’을 ‘성주탕(醒酒湯)’이라고도 불렀는데, ‘술을 깨기 위해 먹는 국’이라는 의미다. 

물론 용도는 같지만, 지금은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종류만 수 십 가지가 넘는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다양한 차를 즐기는 중국에서는 숙취도 녹차로 해결한다.

이탈리아에서는 에스프레소를, 그리스에서는 커피 원두를 갈아 레몬주스에 타서 먹는다. 

소금과 식초에 절인 청어를 피클 양파에 싸서 먹는 독일, 새우와 해산물을 매운 고추에 양념한 샐러드를 먹는 멕시코도 있다.

루마니아와 터키 등에선 우리와 비슷한 소 내장탕을 먹는다.

엽기적인 것도 있다. 몽골에서는 숙취해소로 삭힌 양 눈알을 넣은 토마토 주스를 마신다.

푸에르토리코 사람들은 겨드랑이 밑에 레몬즙을 바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숙취를 막는데는 뭐니뭐니 해도 공복 음주를 삼가고  덜 마시는 게 최선이다.

그러나 애주가들에겐 여간 쉽지 않은 일이니 그것이 문제다.

 이러한 숙취가 생산성과 안전, 건강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간 14조6274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 가운데 '숙취'로 인한 생산성 감소 비용만 5조1967억원이다.

 전체의 35.5%를 차지한다니 엄청나다.

집중력과 판단력, 업무효율 저하를 불러와서다. 

그런가하면  산업 현장에서는 안전사고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다. 

연말 괴로운 '숙취'. 개인 을 넘어 넘어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할 '공중보건 과제'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