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25년을 마무리하고, 평택항개항 40주년을 앞두고...

이학수 / 경기도의원 · 경기도의회 해양항만연구회장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는 인권변호사로 출발하여 16대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당시 대통령의 권한 분산, 권위주의 청산, 지역주의 극복 등을 앞세우며 지방분권, 국가균형발전, 행정수도 이전, 혁신도시 건설 등 지역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한 과감한 정책을 추진했다. 특히 행정수도 이전 특별법을 제정하였으나,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은 위헌 판결을 받았다.

헌법상 수도의 개념은 국가기관들이 집중 소재하여 정치·행정의 중추적 기능을 수행하고 대외적으로 그 국가를 상징하는 곳을 말한다. 결국 행정수도는 어정쩡하게 대통령실과 국회 등이 제외되고 정부 부처 등이 이전하면서, 부처 간 업무 효율성 저하와 함께 '지방분권'이라는 대세에 편승하여 한 발 걸쳐 놓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당시에는 이러한 지방분권의 흐름에 반대하면 기득권 세력의 저항으로 비추어지기도 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비슷한 형국으로 다시 재현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부산시를 해양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며, 해양수산부가 현장 중심의 정책으로 산업을 지원하고 조율하겠다고 한다. 새로운 해양수도로 건설하여 북극항로를 개척하고 기업을 유치하며 일자리를 만들어 해양 허브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해양수산부와 산하 기관의 부산 이전을 지원하는 특별법이 국회 상임위에서 의결되면서, 부산 이전은 법적 근거를 확보하고 ‘속도전’ 국면으로 들어섰다. 해양수산부는 이미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이전했다.

하지만 너무나 급하고, 뭔가에 쫓기는 듯한 추진은 국민에게 불안과 의혹을 만든다. 여기에 더하여 내년 지방 선거용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 예측 가능한 문제와 돌발 변수에 대한 준비, 숙고의 과정이 너무 짧았다. 해양수산부 이전은 정부 부처 간 행정 비효율과 지방 균형 발전 측면에서도 문제가 될 뿐 아니라, 행정수도 완성 원칙 훼손 등을 이유로 수도권과 중부권 국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도 해운·항만 산업의 "부산 일극 구조"에 대한 문제점도 계속 지적될 것이다.

또한 수도권 항만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인천보다 자생력이 취약한 신생 항만 평택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크다. 항만 분야에서 부산항은 이미 세계 7위의 동북아 허브 항만으로, 대한민국 정부의 손에서 벗어난 세계 글로벌 중심의 대형 항만이다.

반면 수도권에 위치한 신생 평택항은 해운·항만 분야에서는 지방이자 변방이다. 배후 단지 없이 개항한 대한민국 마지막 현대식 항만이기도 하다. 부산항 대비 25분의 1 수준의 컨테이너 물동량으로 대중국 중심 물량으로 겨우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해양수산부 산하 수십 개의 해양·항만 물류 관련 기관이나 국책 연구 조사 기관 지사조차 평택항에는 전무하다.

평택항 배후 단지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자동차 물동량 1등 항만'이라는 수식어는 공허하기만 하다. 자동차 물동량은 단순 야적장 사용에 그치고 있으며, 자동차 관련 R&D 시설이나 투자, 고용은 전무하거나 미미한 수준이다. 이러니 지역에서는 항만에 대한 불신과 불편함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항만 배후 단지 조성은 더디기만 하고 준공은 수년씩 밀리고 있다. 수십 년 만에 개장한 신 국제여객터미널과 부두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데도 정부는 수수방관하고 있다. 기업은 부지가 없어 타 지역으로 이전을 검토하고, 경기 남부 지역의 연안 도시들이 확장·팽창하면서 기업은 점점 갈 곳이 없어지고 있다.

여기에 경기도 김동연 지사는 평택항 배후 단지 매립 대상 해수면에 해상 태양광 설치를 건의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평택항에 무엇이 도움이 되고 평택시민과 경기도민에게 어떤 혜택이 있는지에 대한 설명도, 양해도 구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항만에 대한 기본 개념 부족이다.

항만은 배후 단지가 중요한 성장 요소다. 늦어지는 조성을 앞당겨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들며 물동량을 창출해야 도시를 발전시키고 국익을 위한 수출입의 중요한 거점으로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공공재라는 기본을 망각한 것이다. 이는 항만 발전에 역행하고, 그저 주민은 희생을 하고 추진 사업자는 이익을 갖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다.

대한민국 해운·항만의 본산은 부산이 주류이고 또한 동북아 거점 항만이다. 수도권 항만은 부산항의 역할에 보조 기능을 수행하며 동반 발전할 수 있는 대안을 정부는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경기도는 향후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한 연구와 조사가 시급하다.

앞으로 부산항에는 지금보다 더 심각하게 편중된 해양 정책과 예산이 집중될 것이다. 해양 정책의 컨트롤 타워와 해양·항만 산업 관련 추가 기구들이 부산에 묶이면서 신규 R&D, 시범 사업, 인력, 네트워크 면에서 부산·영남권이 상대적 우위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 항만 위상 재조정 및 부산을 ‘해양수도’로 키우고 HMM 본사, 해사 법원, 해양 금융 등까지 한데 모으려는 구상과 결합한다면, 인천항과 평택항을 중심으로 하는 서해안 축은 더욱더 위축될 것이다.

경기도는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부산에 해양수도 전담 기구를 두듯이, 서해안·수도권 항만 정책을 전담하는 국·과 또는 산하 기관 분산 배치를 요구하여 정책 논의에서 평택항이 빠지지 않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경기도와 김동연 지사는 현재까지 아무런 대책도 방안도 내놓지 않고 있다.

경기도는 평택항을 ‘수도권 제조·자동차·신산업 물류 전담 허브’로 발전시키고, 경기도의 유일한 국제 무역항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역할을 해야 한다. 수도권 항만으로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아닌, 부산항을 보면서 평택항의 발전적 방안과 기능, 역할 분담 및 보완 관계를 강조하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서 진정한 도민을 위하여 평택항 해상 태양광 대정부 건의는 취소해야 한다. 진정성 있는 평택항 발전을 위해 경기도 지역 국회의원들과 시장, 군수들과 뜻을 모아 평택항, 인천항, 화성·안산·시흥 연안을 묶어 '경기 서해 해양 항만 산업 벨트 발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국가균형발전 및 지방 시대 전략과 연계하여, ESG·친환경 항만, 스마트 항만·물류 클러스터를 집중 육성하는 구도로 중앙 정부 지원을 요구하고,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연계된 특별법·지원법 논의 과정에서 서해·경기권 보완 대책(서해 해양 안전 센터, 해양 환경·재난 통합 컨트롤 타워 등)을 법률에 명시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부산에 쏠리는 이전 예산과 별도로, 서해 항만 경쟁력 보강 예산을 요구해야 한다. 좁은 평택항 항로 확장 준설, 접안 시설 확충, 배후 단지 조기 조성 및 산업 고도화 패키지를 요구해야 한다. 수도권 광역 연대 전략도 필요하다. 인천시, 충청남도(당진·태안 등)와 연계해 "서해권 광역 해양·물류 연합" 프레임으로 공동 대응하면 정부도 움직일 것이다.

공동 연구 용역, 공동 건의문, 공동 토론회 등을 통해 서해권의 국가 물류·안보 중요성을 부각시켜야 한다. 해운·항만 물류 분야에서 평택항은 발전이 시급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젊은 항만이다. 2026년 개항 40주년을 맞아 지속 성장 가능한 무한 경쟁력 있는 항만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또한 경기도는 항만과 배후 단지 관련 예산과 조직을 확장하여 지원하면서 진정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중장기 발전 계획 등을 수립하여 평택항 발전에 앞장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