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있지만 없는 아이들’ 미등록 아동 보살피는 경기도

‘미등록 외국인아동 보육지원금 지원사업’ 전국 확대 필요
경기도청 전경. (사진=경기도)
경기도청 전경. (사진=경기도)

‘미등록 아동’은 존재하지만 서류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이다. 출생신고를 하지 못했거나, 법적으로 등록되지 못한 아동이다. 한국 사회에는 상당수의 미등록 이주아동이 존재한다. 그러나 미등록 상태이기에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 미등록 아동의 대부분은 부모가 체류 자격을 취득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겪는 제약은 끝이 없다. 어린이집이나 학교 입학, 병원 진료 등 교육·의료·복지·안전에서 소외된다. 분명 우리나라에 살고 있음에도 공적 보호를 받지 못한 채 투명인간 취급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 어린이들의 현재와 미래의 생존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성인이 돼도 여전히 불안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얘기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에는 ‘모든 아동이 어떠한 차별도 받지 않고 사회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했다. ‘모든 아동’에는 미등록 이주아동이 포함된다. 또 ‘모든 아동이 출생 직후 등록될 권리와 이름과 국적을 가질 권리’도 명시돼 있다. 부모의 국적이나 체류자격과 관련 없다.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도 출생등록을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권, 아동의 최선의 이익과 연결되는 기본권’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아직 우리 사회에는 아동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미등록 이주아동이 존재한다. 대략 2만~3만 명 정도로 예상된다. 이 아이들을 위해 경기도가 적극 나섰다. 도는 올해부터 전국 광역지방정부 최초로 ‘미등록 외국인아동 보육지원금 지원사업’을 시행한다. 도내 어린이집에 재원 중인 미등록 외국인아동을 대상으로 1인당 월 10만원의 보육료를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보육 목적 외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보육료는 보호자에게 현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어린이집에 직접 지원하기로 했다. 도는 지난해 ‘경기도 출생 미등록 아동 발굴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도는 올해 화성·안성·이천시를 시범 사업 지역으로 선정했으며 앞으로 참여 시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보육지원금 뿐만 아니라 ‘경기도 출생 미등록 외국인아동 공적 확인 제도’도 함께 시행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태어나 경기도에 거주하는 미등록 외국인아동이 공적 서비스와 민간단체 지원사업 연계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확인증을 발급해주기로 한 것이다.

“투명인간처럼 취급돼온 미등록 외국인아동들이 내국인 아동과 마찬가지로 권리를 보장받고 재정적 지원을 받는 첫 출발점”이라는 경기도 관계자의 말에 공감한다. ‘미등록 외국인아동 보육지원금 지원사업’이 도내 모든 시·군으로, 전국으로 확대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