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성 여민동락(329)] 말(馬)과 말(言)

정준성 주필

정치판에는 우리와 친숙한 말(馬)과 관련된 용어가 많다. 

‘출마(出馬)' ‘낙마(落馬)' ‘대항마(對抗馬)'.

'하마평(下馬評)' '역마(逆馬)'도 있다.

대부분 고전에서 유래했다.

그중 출마는 소설 조웅전(趙雄傳)’의 '번창출마(飜槍出馬)'가 어원이다. 

장수가 창을 휘두르며 적을 향해 말을 타고 힘차게 달려 나가는 것을 이른다.

본래 뜻은 ‘말을 마구간에서 몰아내온다’지만 전쟁터로 나가는 출전(出戰)의 뜻이 담겨 있다.

선거가 생사를 가늠하는 전쟁터임을 실감케 한다.

출마전 시중에 도는 하마평도 비슷하다.

‘하마비’(下馬碑)'에서 파생돼서다.

하마비는 궁궐이나 종묘 또는 성인 등의 묘소 앞에 세워져 있는 비석이다. 

조정 관료들이 가마나 말을 타고 오다가 내려야 하는 지점을 표시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가마나 말을 정리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자연스레 '상전' 들 '사람 됨됨이 평'이 나왔다. 하마평이 생긴 연유다. 

복병을 뜻하는 ‘다크호스’(Dark Horse)'는 외래어에서 파생됐다.

역시 말과 연관이 있다. 선거경쟁 구도를 빗댈 때 많이 사용된다.

승자 쏠림 현상을 의미하는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 도 그렇다. 

‘밴드왜건'은 미국 서부 개척시대에 등장했던 역마차 또는'악대(樂隊) 마차'를 의미한다.

축제나 금광 발견 당시 행렬의 선두에서 요란한 음악으로 사람들을 이끌었다.

정치판에서 다수의 선택에 무작정 편승함을 경계할 때 사용한다. 

‘말을 거꾸로 탄다’는 뜻의 역마(逆馬)는 교훈이 담겨있다.  

예부터 돈과 명예 권력만을 위해 벼슬길에 나서는 것을 빗댄 말이다. 

깜냥도 안되면서 말을 거꾸로 탔다가 굴러 떨어지는 낭패를 본다고 해서 그랬다.

선거철이면 말(馬)도 뛰지만 말(言)도 난무한다.

공약은 뒷전으로 미룬 채 말을 앞세워 승부에 나서는 '후보'들도 부지기수기 때문이다.

청구영언(靑丘永言)에는 구설(口舌)에 대한 멋진 시가 있다.

“남의 말 내 하면 남도 내 말 하는 것이 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

입을 잘못 놀려, 말을 잘못 탔다 패가망신함을 깨닫게 하기에 충분하다.

6.3 지방선거가 있는 병오년 붉은 말(馬)의 해, '막말'이 난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