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여 년 간 우리나라의 장례문화는 급속한 변화를 보였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매장 위주로 치러졌다. 2001년 화장률은 38.5% 밖에 되지 않았다. 2025년 기준 화장률은 95.1%를 기록했다. 이제 매장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됐다.
그러나 화장률의 급속한 증가에 비해 화장시설은 크게 부족하다. 한해 전체 사망자 수가 연간 화장 가능 구수를 넘어선지 오래다. 경기도의 경우는 더 심하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에 따르면 경기도의 화장로 수는 24.7%나 부족하다고 한다. 게다가 장사시설이 수원·성남·용인·화성 등 남부지역에 몰려 있다. 따라서 경기북부나 동부 지역 주민들은 자기 지역에서 화장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타지에서 ‘원정 화장’을 하거나 4일장, 심하면 5일장을 해야 하는 일도 벌어진다.
이에 일부 지역에서는 인근 지방정부들과 공동으로 종합장사시설 건립을 시도하고 있다. 양주시를 비롯해 남양주·의정부·구리·동두천·포천시가 양주시 백석읍 방성리 일대에 공동의 장사시설을 조성키로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런데 원활한 추진이 쉽지 않다. 계획 발표 이후 후보지 인근 주민과 시의회가 반발,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에서도 쉽게 통과될 리 없다.
광주·하남시 역시 화장시설이 없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는 지역이다. 이 지역은 지속적인 주거 개발과 인구 유입으로 인구 증가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종합장사시설 건립이 시급하다는 말이다. 광주·하남 지역은 자체 종합장사시설이 부족, 사망 발생 시 타 지역 시설에 의존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유가족들은 장거리 이동과 비용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고령층과 취약계층의 불편과 부담도 지적했다.
광주시는 하남시와 함께 화장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하남시에는 4620㎡ 규모의 장례식장과 봉안당이 있지만 화장장은 없다. 여기에 더해 미사·위례·감일 등 신도시가 들어서 인구는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지난 2024년 7월엔 방세환 광주시장과 이현재 하남시장 등 두 도시 수장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화장시설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두 도시는 화장시설 건립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행정절차 이행, 국·도비 확보에 적극 협조하고 실무협의체를 통해 세부적인 업무 협의를 해왔다.
화장시설은 광역화장시설로 추진하고 있다. 광역화장시설로 사업이 추진되면 건축비의 70%를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시설은 5673㎡면적에 화장로 5기(예비 2기 포함)를 설치하는 것을 비롯, 봉안시설 1만9628기(3533㎡), 자연장지 2만4672기(1만4803㎡)가 들어서는 규모다. 화장시설은 오는 2029년 9월까지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광주시는 관내에 건립될 종합장사시설에 대한 시민들의 막연한 불안과 부정적 인식, 불만을 해소시키기 위해 적극 나섰다. 장사시설은 혐오시설이 아니라 내 가족과 이웃은 물론이고 나 역시 한번은 반드시 거쳐 가야 할 필수 시설이며 도시가 반드시 갖춰야 할 복지 기반시설이라는 것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시는 종합장사시설에 대한 시민 인식을 개선하고 공감대를 형성시키기 위해 홍보 리플릿을 대규모로 배포한다. 홍보물에는 화장시설, 봉안시설, 자연장지 등 종합장사시설의 실제 모습과 기능이 담겨 있다.
시 관계자는 “장사시설이 삶의 끝을 존엄하게 마무리하는 공간이자, 가족과 지역사회를 위한 필수 공공시설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종합장사시설은 특정 지역이나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광주·하남 지역민 모두를 위한 필수 시설” “더 늦기 전에 지역 현실에 맞는 장사 인프라가 조성돼야 한다”는 방세환 시장의 호소를 주민들이 귀담아 듣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