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성 여민동락(332)] ‘산자이(山寨)’ 나라 中國
지난 2020년, 중국에선 이른바 '짝퉁 장성'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중국 동남부 장시성 난창시의 한 생태공원에 한 민간업체가 4km가 넘는 성벽을 만리장성과 똑같이 지어 관광객에게 입장료를 받았다고 해서다.
폭 6m, 길이 4.8km에 달하는 이 성벽은 2013년부터 6년여간 170억원을 들여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짝퉁이지만, 주말 관광객 수가 7만명이나 된다니 역시 ‘산자이(山寨)’나라 답다.
산자이는 중국에서 '짝퉁' '모조품'과 그 주변 문화를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긍정적 의미가 강하다.
중국내에선 '약간의 유머' '자조' 때로는 '창조를 위한 모티브'라는 의미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산자이는 원래 '산속에 울타리를 둘러 만든 산채 즉 산적소굴'을 뜻한다.
어원은 소설 '수호전'이다. 산적들이 관군의 통제를 벗어나 만든 요새를 산채(山寨)라 부르는 데서 시작됐다.
70~80년대 홍콩 빈민촌에서 명품 신발 의류 시계 등을 만드는 동네를 지칭하며 중국내 정착했다.
여기에 값싸고 모방한 상품이라는 의미가 강화되며 '산자이 문화'로 발전했다.
그러면서 하위문화 풀뿌리 문화로 치부한다.
게다가 이들은 남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성과를 훔치는 ‘산자이’를 범죄가 아닌 혁신적인 문화로 포장해서 받아들이기까지 하고 있다.
그리고 가짜라면 없는 게 없는 세상이 됐다.
“어머니 외에는 모든 것이 가짜”라며 '짝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풍조니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중국내 짝퉁시장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10% 가깝다니 더욱 그렇다.
참고로 이는 한국의 전체 GDP보다 큰 규모다.
짝퉁이 만연하는 사회 분위기를 일신시키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제사회를 의식 '짝퉁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중국 당국의 의지가 꺾이는 것도 이같은 연유다.
물론 '눈가리고 아옹'식 느슨한 단속이 더 문제지만....
한류에 힘입어 우리나라 ‘K컬처와 식품’의 파급력이 커지면서 '중국의 베끼기' 논란이 뜨겁다.
지식재산권 침해와 애써 키운 브랜드의 훼손 문제도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만 보더라도 ‘짝퉁 불닭볶음면', 올리브영 짝퉁 ‘온리영(ONLY YOUNG)’, 빅뱅을 노골적으로 베낀 ‘오케이 뱅’ 등이 대표적이다.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상표 도용 피해를 본 한국 기업은 2753곳이다.
프랜차이즈 음식점과 의류·화장품이 주를 이룬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