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두 화백 “그림으로 통하는 행복”

다음달 수원미술전시관서 ‘여든다섯 해 기념 미술전’

▲ 김학두 화백이 장안구 정자동 북수원도서관 2층 자료실에 전시된 자신의 작품 ‘매화’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장안구 정자동 북수원도서관 2층 자료실 한쪽에 마련된 ‘수원을 빛낸 인물’ 코너에는 유화 3점이 걸려있다. ‘메밀꽃’, ‘매화’, ‘산수유’. 책더미 사이에서 3점의 꽃이 화사한 자태를 뽐내지만 사람들은 무심히 책장을 넘긴다. 그러든 말든 밀짚모자 밑으로 백발이 성성한 노 화가는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자신의 그림을 바라보며 환히 웃는다.

김학두 화백. 올해 85세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의 정정한 모습에 탄복이 절로 난다. 이 사람이 바로 1960년대 한국미술협회 수원지부를 조직했고 수많은 제자를 키워냈으며 대통령상 국민훈장백장, 경기도예술대상, 수원시문화상, 올해미술상 등을 수상한 수원의 대표적인 원로화가다.

1924년생인 그는 이미 1990년 고희전을, 2003년에는 팔순기념미전을 가졌다. 올해 7월부터는 ‘불편한 이웃사랑 나누기’ 자선행사로 부채 전시회를 뽈리갤러리와 수원미술전시관 등에서 열었다. 그 일환으로 지난 8월 18일부터 29일까지 북수원도서관에 유화 몇 점과 그의 그림이 그려진 부채들이 전시됐다. 이를 위해 김 화백은 하루에도 서너 자루의 부채에 그림을 그려 넣었다.

“플라톤이 말했어요. 사람은 누구나 현재보다 더 좋아지길 바란다고. 내 그림을 본 사람들이 현실의 아픔에서 벗어나 조금이라도 더 나아졌으면 좋겠어요.”

김 화백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다. 따라서 그의 예술관에도 희생과 배려, 행복이 담겨있다. 결국, 그는 천국을 꿈꾸는 화가인 셈이다.

“예전에는 회색이나 점잖은 색을 많이 썼는데 나이가 들면서 밝은 것이 인간을 얼마나 즐겁게 하는가를 깨달았죠. 그래서 밝은 색 위주로 채도를 높여요. 그 산뜻함에 생기가 돋아나는 거에요.”

한국미술협회 수원지부장을 역임한 이석기 화백은 그를 일컬어 ‘한국의 샤갈’이라고 말했다. 야외에서 그림을 그릴 때 순간적으로 받아들이는 감흥을 중요하게 표현하면서 자동기술법과 초현실적 요소, 천진함, 시점의 다양함을 표현하는 게 샤갈 그림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말해 김학두 화백의 그림은 여유롭고 단순하다. 그리고 화사하다, 봄날을 꿈꾸는 사람들처럼. 하지만, 쉽지 않다. 인생의 질곡에서 헤쳐 나와 한시름 놓는 순간 자신이 살아온 과거를 되돌아보게 되듯 그의 그림은 우리를 먼 옛날로 돌이킨다.

“언제 85세가 됐는지 모르겠어요. 나이에 대해선 생각을 안 해요. 내가 관여한다고 나이를 안 먹는 것도 아니고….”

그의 화폭에 담긴 이야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여든다섯 해 기념미술전’이 10월 14일부터 20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