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기념회와 북 콘서트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선거철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한다.
자신을 알리기 쉽지 않은 정치 신인들로부터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키려는 기성 정치인까지.
합법적인 홍보의 기회로 삼고 출마 희망자 대부분이 나서고 있다.
명분은 '유권자와 소통'이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유감스럽게도 어느 시점부터 변질이 됐다.
세몰이들을 통해 인지도와 정치력 과시, 선거전 기선제압 성격이 다분해서다.
해서 일부 유권자들은 '출마 기념회' '출마 콘서트'라는 폄하된 표현까지 쓴다.
책의 내용을 보면 더욱 실감난다.
알맹이 없는 내용이 대부분이며 자신의 업적이나 치적을 소개하는 등 자화자찬 일색이다.
울림을 주기는 커녕 성장 과정, 지역 개발 포부 등 고만고만한 내용 일색이다.
분량을 채우기 위해 법안 발의목록, 언론기고문, SNS에 올린 글까지 편집한다.
대필도 적지 않으며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게다가 도서인증 번호는 있지만, 시중 서점에선 볼 수 없는 책도 많다.
서점에 내놓아봐야 팔리지 않으니 아예 책을 배포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일부는 정책 비전, 철학 소신 등을 짜임새 있게 구성, 참석자들의 공감을 사기도 한다.
아무튼 책의 내용이 그렇다보니 유권자는 외면하고 추종자, 동조자들만 정가(定價)와는 무관하게 비싸게 책을 산다.
책을 읽기 위해서가 아니라 눈도장을 찍거나 보험용으로 구입하는 것이다.
이를 볼 때 출판기념회, 북 콘서트를 갖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선거일 90일까지 누구나 열 수 있도록 한 공직선거법의 헛점을 노린 정치자금 모금이 첫째다.
출판 및 북 콘서트가 선거자금을 모금하는 수단으로 변질돼 '출마기념회'라는 비난을 사는 이유다.
정치후원금에 비해 모금 한도도 없고 공개의무도 없으니 더욱 그렇다.
세 과시도 이유중 하나다. 책의 내용보다 참석자 면면을 더욱 홍보하고 숫자도 부풀리기 일쑤다.
그 중엔 '눈도장'을 찍기 위해 나온 사람들도 부지기수 포함된다.
하다보니 책의 내용에도 별 관심이 없고 크게 중요시 여기지 않는다.
동원된 박수부대만 있을 뿐 책 내용을 비평하는 비평가도 없다.
오죽했으면 저자 자신조차 책을 다 읽어본 사람이 없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니 다른 설명이 필요치 않다.
이러한 상황속에 괴로운 것은 공무원들이다. 그 중에서도 간부급은 더하다. 지자체 관련단체도 마찬가지다.
정치중립이라는 '보호장구'는 있지만 지역 사회서 완전 외면 하기란 쉽지 않다.
이들의 '울며 겨자먹기식 눈도장', 책 구매 비용 등등 남모르는 선거철 고통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출판기념회와 북 콘서트가 역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잘만 활용하면 인지도를 높일 수 있고 선거공약 홍보 수단이 되기도 한다.
또 선거운동에 제약이 많은 현실에서 유권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없지 않다.
하지만 유권자 입장에서 보면 '본말전도(本末顚倒)' 그 자체다.
그런데도 출판기념회 등을 통한 정치자금 수수를 금지하는 법안은 국회에서 하세월 계류중이다.
자기 중심적 정치인들의 이기심이 새삼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