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건강검진 꼭 받으세요"

화성시 향남면에 사는 조 모(53) 씨는 최근 성빈센트병원 건강증진센터를 찾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암 검진 대상자로서 검진을 받기 위해서였다. 무료라는 생각에 별 기대 없이 검진을 받은 조 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위 내시경 검사에서 위선암이 발견됐던 것. 현재 조 씨는 서울 모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수원에 사는 김 모(65) 씨도 비슷한 케이스. 김 씨는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지부 검진센터를 방문해 무료 암 검진을 받았다. 뜻밖에 폐암증세가 발견돼 대형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현재 요양 중이다.

국가 건강검진은 서민들에게 있어 이제는 필수 체크사항이다. 검사항목은 일반 종합검진보다 4배 정도 부족하지만 중요한 질병은 대부분 발견할 수 있고 비용도 매우 저렴하기 때문이다.

● 국가검진 질 개선

공단에서 시행하는 일반건강검진과 암 검진은 지역가입자의 경우 세대주와 만 40세 이상의 대상자 중 출생연도에 따라 짝수년도, 홀수년도로 나뉘어 2년에 1차례 받는다. 직장가입자 중 사무직도 2년에 1회 받고, 비사무직은 매년 받을 수 있다.

건강검진은 1, 2차로 구분된다. 1차에선 문진과 흉부방사선검사 등 22개 항목을 검진한다. 1차 검진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2차 검진을 받게 된다. 폐결핵, 당뇨질환 등 8개 질환 28개 항목을 검진받는다. 암 검진은 희망자에 한해 자궁경부암(30세 이상), 위암․ 유방암(40세 이상), 대장암(50세 이상), 간암(40세 이상) 검사를 한다.

일반건강검진은 공단이 전액부담하고 암 검진은 수검자가 20% 부담하나 자궁경부암은 공단이 전액 부담한다. 이밖에 지난해 말부터 시행 중인 생애전환기 건강진단은 만 40세와 66세를 대상으로 하고, 생후 4개월부터 60개월까지 아이들을 위한 영유아건강검진도 시행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인지역본부 진용석 차장은 “건강검진사업은 질병예방과 재정절감 부분에 많은 기여를 한다”며 “국가사업인 만큼 검진의 질 개선에 노력하고 있어 일반종합검진과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 검진 만족도 향상

아직까지 부실검사와 검진기관들의 불친절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수검률은 높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건강검진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면서 국가적 차원에서 건강검진사업이 활성화되려는 추세다. 특히 한번 검진을 경험한 수검자의 만족도가 크게 향상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공단에서 실시한 건강검진 수검자 만족도 조사를 보면 국가 건강검진 수검자들의 전반적 만족도는 방문검진 71.6점, 출장검진 70.7점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지속적으로 국가 건강검진을 받겠느냐는 질문에도 방문검진 88.8%, 출장검진 81.8%가 받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검진센터 관계자는 “건강검진을 한번 받아본 수검자는 신뢰도가 높아 지속적으로 검진을 받게 된다”며 “국가 건강검진은 무료라서 엉터리일 거라는 편견은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 건강검진기본법 시행

무엇보다 내년 3월부터 건강검진기본법이 시행된다. 국가 건강검진의 중요성이 새삼 대두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7월 30일 입법예고된 검진기본법은 크게 두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검진기관 신고제를 지정제로 전환하고 부실 검진기관에 대해선 지정을 취소하거나 업무정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국가검진의 질 향상을 위해 검진기관 평가를 실시토록 명시했다.

부실 검사기관의 퇴출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 1차 의료기관의 경우 검사실이 없더라도 수탁검진 등을 통해 건강검진을 시행할 수 있도록 규정을 완화했다.

보건복지가족부 건강증진과 김한숙 사무관은 “법이 시행되면 국가건강검진위원회를 구성해 건강관리보험공단에 등록된 검진기관들을 평가할 수 있어 등록취소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다”며 “국가 건강검진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 일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법 시행과 관련해 의료보건업계에서는 비판적 견해도 나오고 있다. 수검률을 높이기 위해 검진기관을 동네 의원급으로 확대 적용하면서 검체검사의 위탁과 장비 공동이용이 허용되자 논란이 불거졌다.

관련단체인 대한임상병리사협회 측은 “1차 의료기관에서 즉시 검사하는 것이 의료검사 및 결과의 질이 가장 높다”며 “검체는 검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검사실 등 모든 장비를 갖춘 1차 의료기관에 한해 검진기관이 지정돼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가족부에서는 입법 예고된 안이 완결된 안이 아니라며 보안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 건강검진의 효율성

서민들 입장에서는 국가 건강검진의 검진항목 확대와 질 향상에 목말라 있다.

일반 종합병원의 경우 40만 원대부터 300만 원대까지 검사비용이 천차만별이다. 서민들로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은 무료이거나 저렴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필요한 종합검진과 병행해 받으면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특히 건강관리협회에서 일반종합검진을 받으면 국가 검진대상자의 경우 복부초음파와 유방특수촬영까지 합해 12만 원대면 검진이 가능하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 차유경 과장은 “아직까지 중산층이 자비 부담으로 종합건강검진을 받기는 어렵기 때문에 공단이 시행하는 건강검진은 일종의 혜택”이라며 건강검진을 반드시 받을 것을 권했다.

성빈센트병원 건강증진센터 송상욱 소장도 “국가 검진의 경우 검진항목이 적다고 늘려달라는 의견도 많지만 중요한 검진항목은 다 포함돼 있다”며 “수검자의 특수성에 맞춰 필요한 검진을 개별적으로 추가하면 훨씬 효과적인 검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수검자 자세도 바뀌어야

국민건강관리공단 경인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수원지역 내 국가 건강검진 대상자는 모두 7만 5천985명이다. 공단에 등록된 수원지역 검진기관은 총 107개 병원으로 이 중 일반건강검진과 5대 암 검진, 생애전환기 검진을 모두 시행하는 기관은 24개 병원이다.

대표적인 검진기관은 아주대학교병원, 성빈센트병원 건강증진센터, 동수원병원 건강증진센터,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지부 검진센터 등이다.

병원 입장에서는 검진 수가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있어 국가 건강검진에 난색을 표하지만 건강검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주대학교병원 산업의학과 관계자는 “일반종합검진의 경우 평균 60만 원이 들지만 국가 5대 암 검진은 본인이 4만 원 정도만 부담하면 받을 수 있다”며 “검진 수가가 너무 낮아 병원별로 국가 검진을 활성화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털어놨다.

동수원병원 건강증진센터 강기정 실장은 “일반인 중에는 아직도 국가 검진을 신체검사쯤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면서 “수검자로서 검진에 제대로 응한다면 위험한 질병발생 징후는 충분히 발견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