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곤 교육논단] 제2기 국가교육위원회, 성공할 수 있을까요?

김만곤 (주)비상교육 자문위원

 

지난 1월, 대통령 소속 국가교육위원회(제2기)가 출범했다는 뉴스 보셨나요? 그보다 더 중요한 게 별로 없을 그 역할에 비해 조용한 분위기인 건 의아한 일이죠. 뭘 했는지조차 잘 모르겠는데 대표가 불미스러운 일로 언론에 오르내린 제1기 같으면 웬만한 일은 쉬쉬해버리고 조용히 지내는 걸 좋아했겠지만…

제2기는 기필코 빛나는 업적을 보여주면 좋겠어요. 역대 정부들은 다른 건 몰라도 교육에 대해서는 도대체 뭣들 했는지, 대입제도만 해도 바꾸긴 늘 바꿨는데 결국은 점점 수렁에 빠져버리는 느낌이어서 혼란만 가중하지 말고 차라리 좀 내버려 두기를 바라기도 했지요.

무한정의 시간을 투입해서 암기한 지식으로 5지 선다형 문제를 기계처럼 풀어내는 수능시험 ‘훈련’ 때문에 초중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건 얘기하나마나죠. 이런 교육으로는 우리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어제오늘 AI가 우리 생활에 침투(!)해 들어오는 양상을 보면 교육적 위기의식을 갖게 되는 건 강조할 필요조차 없을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을 하면 이번 국가교육위원회가 이미 중장기 대입제도 개선방안을 포함한 ‘공교육혁신보고서’를 가지고 출발하게 된 건 믿음직한 일이죠.

그 보고서는 파격적인 대입제도 개선을 제안한다고 했어요. 5지 선다형 수능시험을 서술형·논술형 문항을 포함하는 5등급 절대평가로 전환한다는 것부터 획기적이죠. 가령 80점 이상이면 1등급, 50점 미만이면 5등급으로 구분한다는 거죠. 게다가 고교 내신도 5등급 절대평가로 전환한다니까 “98점과 99점은 엄연히 다르다!”라고 ‘일갈’해서 발전을 거듭하던 우리의 대입 전형이 일시에 뒷걸음질 친 걸 생각하면 얼마나 고무적인 일인지 생각만 해도 통쾌하네요.

대학별 논술전형 폐지, 수시·정시 통합,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로 구분하는 대입전형 등 그 청사진이 실현되면 우리나라 대입제도가 혁신다운 혁신을 이루게 되겠지요. 무엇보다 무소불위를 자랑하는 수능시험의 힘이 빠지는 꼴을 꼭 한번 보고 싶어요.

걱정은 한 가지뿐!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어떤 과정이 암초일까? 당연히 의견수렴 방법과 절차겠지요. 대입전형 정책을 의견수렴을 강조해서 결정한 적도 있었거든요. 무슨 국민투표처럼… 말하자면 ‘공평하게’ 교육학자도 한 표, 일반인도 한 표! 우습지 않아요? 그런 식이니까 “공정하게 하자!”는 의견이 엉뚱한 방향으로 받아들여지는 거죠. ‘공정’이 뭘까요? 원숭이와 코끼리, 물고기 등 다양한 개성을 가진 대상들을 세워놓고 누가 나무에 잘 오르는지 경기를 시켜보자는 것이, 지금까지 가장 잘, 가장 널리 알려진 공정이라는 괴물이죠. ‘아득한 옛날’ 이미 아인슈타인이 한탄해 마지않은 그 공정!

옛날얘기 하나 더 할게요. 학교는 많이 다니지 않았어도 교육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대통령이 있었어요. 그는 교육부 직원들 보는 앞에서 수능시험 등급을 ‘확’ 줄이자고 했고, S대는 잘 가르치는 학교지 가장 우수한 학생을 뽑는 대학이 아니지 않느냐고도 했어요. 주요 과목 공부는 오전에만 하고 오후에는 취미·소질대로 예체능 등을 학교나 집, 지역사회 어디서든 자유롭게 공부하게 하자고 했지요. 시도교육청은 정책을 다루고 있으니까 시군구교육청은 선생님들을 찾아가 도와주는 현장 지원센터로 바꾸자고 했고요.

어떻게 되었을까요? 지금의 우리 교육을 보면 당장 판단할 수 있겠지요. 꿈에 부풀어서 가슴을 울렁거리며 경청한 그 제안들은 거의 실현되지 않았지요. 바꾸지 않아도 좋을 것으로 보고해서 이후에도 해오던 대로 했고, 대부분 그대로 유지되었지요.

그럼 이번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계획이 치밀할수록 좋겠지요. 누구든 설득할 수 있는 논리와 자료가 필요하고,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주시하면서 의견수렴부터 교육적으로 실시해야죠. 적극적 시행을 싫어하고 귀찮아할 사람들을 독려할 방안도 있어야겠죠. 나라의 명운이 걸린 문제라는 걸 알아야 하고요.

“그들이 할 수 있을까? 해낼 역량을 갖추었을까?” 이렇게 말하면 약이 오를까요? 미안하지만 약이라도 좀 올려놓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