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이무첨 부이무교(貧而無諂 富而無驕)'
"가난하지만 아첨하지 않고, 부유해도 교만하지 않는다."
안중근 의사가 순국하기 전인 1910년 3월에 남긴 유묵이다.
열흘 전 이 유묵이 116년 만에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돌아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3.1절을 앞두고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며 안 의사의 역사관, 세계관이 다시 조명 받았다.
아울러 독립에 대한 신념과 의지, 진정한 '애국심'도 소환됐다.
이보다 1년 전엔 안 의사의 유묵 영인본 '장탄일성 선조일본(長歎一聲 先弔日本)'이 일본에서 귀환했다.
"큰 소리로 길게 탄식하며, 일본의 멸망을 미리 조문한다"
기개가 느껴지는 필체, 출중한 식견과 철학이 담긴 글이 감동을 자아냈다.
동시에 안 의사의 진정한 '애국심'이 국민의 가슴에 굳게 새겨졌다.
물론 안 의사의 애국심이 담긴 유묵은 이뿐만이 아니다.
'국가안위노심초사(國家安危勞心焦思)'
"국가의 안위를 걱정하며 애태운다"를 비롯, 남긴 200여 점의 유묵 속에 절절히 살아 있다.
서거 116년이 지났지만, 안 의사의 진정한 '애국심'이 그만큼 거룩하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세상에는 이와 다른 애국심도 넘쳐난다.
당장 우리의 현실만 들여다 보아도 그렇다.
애국하기보다는 애국이라는 말을 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다.
굳이 정치인을 예로 들지 않아도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 됐다.
애국심과 청렴의 가치가 최우선인 고위 공직 사회도 마찬가지다.
그러면서 남이 하는 애국은 애국이 아니고, 내 것만 진짜 애국이라는 독선도 고착화 됐다.
진짜와 가짜 애국심을 구분 못할 정도이니 국민들은 슬픈 일이다.
아무튼 진정한 애국심이 상기되는 3.1절을 맞았다.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이렇게 말했다.
"애국자란 자신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가장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들이다"
107주년 올해의 기념식장에선 애국이라는 말에 깃든 이같은 허위의식이 다소나마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