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성 여민동락(341)] 정치 '네이밍(naming)'

정준성 주필

 

'네이밍(naming)'의 각인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정치판에서는 더욱 그렇다. 

정치 네이밍은 단순히 기억에 남는 이름을 넘어선다.

프레이밍·의제 설정·감정 호소 같은 언어학적 원리를 활용해 여론을 유도하고 지지 기반을 강화하는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충청 핫바지론'이다. 

충청의 맹주라 불린 고 김종필 총리가 1995년 첫 지방선거를 앞두고 들고나와 톡톡히 효과를 보았다.

당시 자민련을 창당한 김총재는 6.27선거 유세기간동안 몇 차례 '충청 핫바지론'을 펼쳤다. 

다시말해 충청 역할론을 뒤집어 요즘 소위 이야기하는 정치 '네이밍'을 한 것이다. 

파장은 매우 컸고 충청인들은 뭉쳤다. 

결국 15개 광역단체장 중 자민련 소속 후보가 4곳에서 당선됐다.

이를 볼 때 정치는 누가 네이밍을 잘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정반대로 바뀌는 것을 알수 있다. 

지금도 각 정당에서는 선거 때마다 이러한 전략을 심심치 않게 구사한다.

이름만으로도 정서적 반응을 유도하고, 특정 프레임을 강화해 여론을 유리하게 만들 수 있어서다. 편가르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는 있지만. 

물론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네이밍'은 많이 줄어든 상태다 반면  완전 사라지지 않았다. 

현상이 심화된곳은 정치권 이다.

 하루에 수십 개의 법안이 쏟아지는 국회에서 법안에 이른바 ‘별명’을 붙이는 '네이밍'현상이 일상회되서다.. 

길고 어려운 법안 이름을 국민들에게 쉽게 각인시키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민식이법'  ‘김영란법’ '김건희법'이 대표적이다. 

정식 명칭이 길고 복잡, 이름을 붙여 국민이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여기도 맹점은 있다.

이성적으로 법안을 평가해야 함에도 감정적으로 호소한다고 해서 긍정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그것이다.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보다 상징성만 부각된다는 우려도 있다. 

게다가 다수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네이밍법을 쓰다보니까 문제점이 예상되어도 반대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든다는 비판도 있다. 

아무튼 구체 내용보다 상징성만 부각되어 사실관계 왜곡이나 감정적 호소가 과도해질 수 있음은 정치 네이밍이나 법안네이밍 모두 비슷하다.

 6.3지방 선거가 60 여일 앞두고 있다.

'네이밍'을 부추기는 정당과 후보를 가려내는 유권자의 성숙된 판단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