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성 여민동락(345)] ‘스프링 피크(Spring Peak)’

정준성 주필

우울감(Melancholy)과 우울증(Depression)은 엄연히 다르다. 

우울감은 평소 자연스레 생길 수 있는 부정적 감정을 말한다.

반면 우울증은 질병으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기분의 문제를 넘어 신체 활동과 생각, 사회생활 등 여러 부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초기 신호는 무기력이지만 일상을 방해하기 시작했다면 우울증 전조로 보아야 한다.

더 나아가 수면, 식욕, 체중의 변화 등 신체적 증상까지 동반된다면 중증이라 판단해야 한다.

날씨는 봄이지만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부쩍 늘고 있는 요즘이다.

의학계는 일찍부터 봄철을 자살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로 진단하고 있다.

일조량 증가와 환경 변화, 생체 리듬 불안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그렇다는 것이다.

이른바 ‘스프링 피크(Spring Peak)’로 불리는 현상이다.

물론 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진 않았지만 통계상 계절성 우울증과의 관련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일조량과 기온이 급격히 변하면서 호르몬 균형이 흔들리고, 감정 기복과 충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해서다.

햇볕은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요소지만, 급격한 환경 변화는 오히려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국가데이터처 사망 원인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2021년 3월, 2022년 4월, 2023년 5월, 2024년 4월 매년 봄철에 자살률이 최고치를 보였다.

우울증이 심해지면 사고 흐름의 장애, 행동장애, 판단력 장애, 사회 대처능력의 감소, 집중력의 감소와 아울러 자살을 시도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우울증 환자 5명 중 4명은 자살을 생각하며 6명 중 1명은 실제로 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고통을 피하려는 최후의 수단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셈이다.  

최근 우리나라 중년들의 우울증이 급속히 늘고 있어 봄철  우울함을 더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40대는 16만7251명으로 2020년 11만276명에서 52% 늘었다. 

전 연령대 평균 증가율(17%)의 3배다. 50대 역시 13만6505명으로 5년 사이에 2만 명 가량 증가했다. 

중년이 직장과 가정에서 역할이 변하는 인생 전환기인데다 한국의 중년 특유의 부모 부양, 자녀 결혼, 때론 돌봄 간병 책임까지 떠안은 결과이다.

사회적 역할 즉 '페르소나'에 갇힌 중년들 고통의 무게가 얼마나 큰 지 미뤄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우울증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증상이 의심되면 미루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