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당우차방(旣借堂又借房)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대청을 빌리고 나면 안방까지 빌리자고 한다"라는 뜻이다.
굳이 설명을 안해도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우리의 속담으로 치면 "물에 빠진 사람 구해 주니 보따리 내놓으라 한다"로 설명 된다.
이처럼 세상엔 안타깝게도 남의 은혜를 쉽게 잊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적절한 적용이 될 지 모르지만, 삼성전자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이 세간의 화두다.
지난달 23일 4만여 조합원이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에 집결해 요구안을 내놓았다.
핵심은 성과급 상한 폐지, 올해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이다.
올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을 270조원으로 가정하면, 그 가운데 15%인 40조5000억원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300조원 이상의 전망도 나오는데, 300조원을 번다고 하면 45조원으로 불어난다.
노조는 요구 조건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5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파업하면 생산 손실 규모가 3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다.
30조원이 날아가기 전에 성과급을 내놓으라는 압박이다.
물론 노조원의 권리신장을 위한 조합의 투쟁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노조가 내세운 파업 명분은 국민 눈높이에 비추어 과한 면이 없지 않다.
삼성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6000만원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거기다 더해 성과급으로 6억원을 요구중이니 어느 국민이 수긍하겠는가.
연봉에는 그동안의 성과, 노고에 대한 보상도 들어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
특히 삼성전자는 국민기업이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500여만 명의 주주를 두고 있다.
경영의 원동력이 되는 든든한 지원군들이다.
정부도 그동안 각종 세제혜택과 관련 법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만개가 넘는 협력 업체들의 헌신도 있었다.
삼성전자의 유례없는 이익은 이들 모두 노력의 결과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때문에 지금의 수익이 삼성노조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정부가 나서 “삼성전자는 국가 공동체의 자산”이라 강조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경기도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메카이자 세계적 생산기지다.
경기도, 나아가 국가경제가 흔들릴 수 있는 '총파업'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노조의 성찰과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