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성 여민동락(346)] 비닐의 진화

정준성 주필

플라스틱 중에서 우리 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바로 비닐봉투와 같은 '폴리염화비닐(PVC)'이다. 

비닐봉지는 투명한 색부터 검은 색까지 다양한 색으로 제조가 가능하다.

뿐만아니라 강도가 좋고 손쉽게 만들 수 있어 우리 생활의 필수 템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그러나 환경적으론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다. 

썩지 않아 지층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을 정도니 말이 필요 없다. 

이런 비닐봉투가 처음엔 환경보호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종이봉투 때문에 나무가 많이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니 '아이러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종이 포장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플라스틱 포장재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공급이 막히면서 비닐 품귀현상과 값이 뛰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석유 대신 낙엽으로 농업용 비닐을 만들었다고 해서 화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30일 건설 및 환경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낙엽을 활용해 땅속에서 분해되는 친환경 멀칭 필름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토양 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돼온 기존 플라스틱 비닐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멀칭 필름은 토양을 덮어 잡초를 억제하고 수분을 유지하는 데 쓰는 농업용 비닐이다.

연구팀은 버려진 낙엽을 대체 자원으로 활용했다. 

식물 유래 나노섬유인 나노셀루로오스를 추출하고, 생분해성 고분자인 폴리비닐알코올과 결합해 복합 필름을 제작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낙엽 필름’은 성능 실험 결과 115일만에 약 34.4%가 생분해됐다는 것.

아울러 자외선 차단과 토양 수분 손실도 14일 동안 약 5% 수준으로 억제하는 효과도 있었다는 설명도 첨부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한국화학연구원은 '생분해성 비닐'을 개발, 업계에서 관심을 받았다. 

연구진 역시 목재 펄프에서 추출한 보강재를 비닐에 첨가해 생분해성 비닐을 만들었다. 

기존 생분해성 비닐봉투와 석유계 비닐봉투보다도 인장 강도를 높여 더 강하고 질겼다. 

그동안 생분해성 비닐봉투는 인장 강도가 약해 쉽게 찢어지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를 해결한 것이다.

무엇보다 착한가격이 장점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높았다.

그후 관련기업이 상용화에 나서 대량생산 채비를 갖추고 있다. 

플라스틱 문제의 상징 '비닐'의 진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