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려동물 정책은 신중해야 한다

“동물 의료·장례비까지 세금으로 지원” 비판 목소리
매너견 인증교육을 하는 모습. (사진=수원시)
매너견 인증교육을 하는 모습. (사진=수원시)

거리와 공원 등지에서 동물과 함께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집에서 기르는 동물을 지칭하는 ‘애완동물’도 이젠 ‘반려동물’로 바뀌었다. 부부를 ‘반려자’라고 하듯이 개나 고양이 등 동물도 어엿한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도 점점 증가해 150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각 지방정부에서는 경쟁적으로 반려동물 정책을 내놓고 있다.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반려동물 친화 도시’를 지향하는 수원특례시 역시 여러 가지 반려동물 정책을 발표했다. 현재(3월 말) 수원시에 등록돼 있는 반려 동물은 9만7843마리다. 수원시에는 54만4000가구가 살고 있는데 5~6가구 가운데 1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는 얘기다.

수원시는 ‘반려동물 의료서비스 지원사업’이라는 것을 실시하고 있다. 수원시에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 거주하면서 본인 명의로 반려동물을 등록해 기르는 기준중위소득 85% 이하 가구가 대상이다. 백신접종, 중성화수술, 기본검진·치료비 등 의료와 돌봄위탁에 더해 장례까지 지원한다. 의료·돌봄·장례 지원의 경우 1마리당 최대 16만원, 노령동물(2019년 12월 31일 이전 출생) 종합검진은 최대 32만원을 지원한다. 보호자 1명당 2마리까지 신청할 수 있다. 수원시는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행복한 도시’를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힌다.

그런데 반려동물에까지 의료비와 장례비를 지원하는 행정에 대해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에게 의·식·주와 의료비 등을 적극 지원해야지 동물 의료비와 장례비까지 지원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는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것이다. 반려동물 키우는 사람만 혜택을 본다는 비판은 일리가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20년 1월 ‘동물복지 5개년 종합계획(2020~2024)’을 수립했다. 이 계획에는 ‘반려동물 보유세’도 들어 있다. 보유세 목적은 △반려동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충당 △유기동물 발생 방지 및 보호소 운영 지원 △공공 위생과 안전 강화 등이었다.

반려동물 양육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공공비용 역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찬성자들은 반려동물로 인한 사회적 비용과 공공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필요성이란 정부의 설명에 공감한다. 물론 반려동물에까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반대의견도 있다.

그런데 뜻밖의 설문조사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9월 11일부터 9월 26일까지 전국 17개 시·도 5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로 진행된 농림축산식품부의 ‘2025년 동물복지 국민의식조사’의 ‘반려동물 입양·분양경로 조사’ 결과다. ‘유기동물 보호, 공공 반려동물 시설 확충, 반려인 교육 등 복지 향상에 사용될 예정’이라며 ‘반려동물 복지를 위한 기금 또는 세금을 연간 납부하는 제도가 도입된다면, 실제로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를 응답자 중 반려견 양육자에게 물었다. 그 결과, 반려견 보호자의 59.4%가 보유세를 지불하겠다고 응답했다.

어쨌거나 반려동물 보유세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제3차 ‘동물복지 5개년 종합계획(2025~2029)’에는 보유세 관련 내용조차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각 지방정부가 내놓고 있는 반려동물 정책을 신중하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