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일보=엄인용 기자] 신천지자원봉사단 동대문지부(지부장 유영주·이하 동대문지부)는 지난 9일 서울 동대문구 벽산경로당에서 ‘백세만세 효잔치’ 행사를 가졌다.
이날 효잔치는 단순한 어버이날 기념을 넘어 정서적 고립을 겪는 어르신들에게 사람의 온기를 전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이날 현장에서는 장구 소리와 북소리, 흥겨운 민요 가락이 경로당 안을 채웠고, 어르신들은 봉사자들의 손을 잡고 함께 춤을 추며, 여기 저기서 웃음소리와 노랫소리가 터져 나왔다.
일부는 소파에 앉아 박수를 치며 장단을 맞춘 가운데 봉사자들이 큰절을 올리자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고, 눈시울을 붉히는 이들도 있었다.
동대문지부는 그동안 매달 동대문구 벽산경로당과 동부경로당을 방문해 쌀과 음식 등을 지원하고, 건강 체조·레크리에이션·건강 상담 등을 진행해왔다. 초기에는 물품 지원 중심의 활동이었지만, 정기적인 만남이 이어지며 어르신들과의 유대도 깊어졌다. 이제는 경로당 어르신들이 봉사단 방문 날짜를 기다릴 정도가 됐다.
정가연(85·가명·여·동대문구 제기동) 씨는 “11년 동안 한결같이 밝은 얼굴로 찾아와 줘서 모두 봉사단 오는 날을 기다린다”며 “가족이 그리운 명절이나 어버이날이면 잊지 않고 찾아주니 자식같이 여겨진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들이 체감하는 정서적 위안은 행정 기관에서도 지역 내 민간단체의 역할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다.
동대문구청 노인복지과 관계자는 “구청 복지과에서 시설 운영비와 물품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지역 민간단체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안부를 나누는 것이 어르신들의 정서 안정과 우울감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동대문지부의 봉사활동은 지난 11년간 총 134회 이어졌고 지금까지 4019명의 어르신과 함께했다. 최근에는 쌀과 음식 지원에 더해 혈압·혈당 측정, 건강 상담, 건강 체조,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신체 건강과 정서 안정까지 살피고 있다.
동대문지부는 이같이 10년 넘게 꾸준한 봉사활동을 펼쳐온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24년 자원봉사자의 날에 동대문구청장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정재연 벽산경로당 회장은 “예전에는 어르신들이 각자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봉사단이 다녀간 뒤부터는 서로 대화도 늘고 분위기 자체가 밝아졌다”며 “사람 사이의 교류가 얼마나 중요한지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절됐던 소통이 회복되자, 이들의 관계는 한층 더 끈끈한 유대감으로 발전했다. 김도현 동부경로당 회장은 “명절마다 꾸준히 찾아와 덕담을 건네고 안부를 살피다 보니 이제는 고마운 손님이 아니라 가족처럼 느껴진다”고 전했다.
유영주 지부장은 “단순한 건강 체크를 넘어, 앞으로는 전문 의료진과 연계한 치매 예방 체조나 심리 상담 등 한층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통합 돌봄 프로그램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봉사는 1회성 행사가 아니라 가족 같은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