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보도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의 눈

수원시 ‘교통약자법 과태료 부과 가이드라인’ 경기도 최초 마련
장애인 보도 이용 방해 과태료 부과 사례. (자료=수원시)
장애인 보도 이용 방해 과태료 부과 사례. (자료=수원시)

일제시기 고아의 양육, 맹아자(盲啞者)의 교육 및 정신병자의 구제와 치료를 실시하던 기관이 제생원이다. 그곳에서 시각장애인들을 가르치던 박두성(1888~1963)선생이 시각장애인의 언어생활을 돕기 위해 한글 점자인 ‘훈맹정음’을 발표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26년의 일이다.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을 맞은 올해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지난 15일부터 7월 19일까지 여주 세종대왕역사문화관에서 ‘훈민정음과 훈맹정음’ 특별전을 열고 있다.

점자는 시각장애인들의 빛이나 다름없다. 점자를 통해 지식과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의 눈 역할을 하며 이동을 돕는 것은 보도 점자블럭이다. 그런데 점자블록이 잘못 설치된 곳이 많다. 관리 또한 부실해 시각장애인들이 이동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한다. 많은 지역에 점자블록이 엉뚱하게 설치돼있어 길을 찾느라 헤매는 것은 물론, 점자블록을 막는 입간판, 노상적치물, 킥보드와 자전거, 불법 주차 차량 때문에 위험을 겪는 일이 다반사다.

이에 정부는 2024년 9월 15일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보행 안전 및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의 편리한 이용을 위해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개정안은 점자블록 등 장애인 보도 위에 물건을 쌓거나 공작물을 설치하는 등 이용을 방해하거나 훼손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 보도 이용 방해·훼손 행위에 대한 세부 기준이 없어 민원 처리와 현장 대응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다. 과태료 부과 기준도 불명확해 지자체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이에 수원특례시는 점자블록 이용 방해·훼손 행위에 대한 과태료 부과 기준을 담은 ‘교통약자법 과태료 부과 가이드라인’을 경기도 최초로 마련했다.(관련기사: 수원일보 5월 22일자, ‘수원특례시, 장애인 보도 이용 방해 단속 가이드라인 마련...경기도 최초’) 가이드라인에 따라 내년부터 수원시내에서 장애인이 통행하는 보도 점자블록에 물건을 적치하거나 공작물을 설치, 이용을 방해할 경우 최대 5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장애인 이동권을 보호하고, 보행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엔 △점자블록 경계선 침범 기준 △1차 계도·2차 과태료 부과 원칙 △공유형 킥보드·자전거 처리 기준 △민원 신고·단속 절차 △장애인 보행 폭 확보 기준 등이 담겼다.

시 관계자는 “점자블록 위 공유형 킥보드와 자전거 주차, 노상 적치물, 옥외광고물 등 시민 불편 민원이 많은 사례를 반영해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힌다. 올해 말까지 시민 홍보와 사전 계도를 거친 다음, 내년 1월부터 과태료 부과를 시행한다는 것이다.

교통약자의 안전한 이동권 보장을 위한 수원시의 조치를 시각장애인은 물론 시민들도 환영하고 있다. 점자블록 이용을 방해하는 불법 주정차, 물건 적치 및 공작물 설치 등 위반행위를 철저하게 단속하겠다는 수원시를 응원한다. 그보다 앞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