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집 장만 지금이 ‘딱!’

경험 없다면 실패 99%… “발품을 팔아라”

▲ 지난 19일 수원역 RMA 부동산마스터학원 ‘실전경매강좌’ 강의실에는 부동산 경매를 배우려는 수강생들로 빈자리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중소기업에 다니는 방 모(34) 씨는 최근 부동산 경매 관련 서적을 3권이나 사서 읽었다. 빨간색 볼펜으로 밑줄까지 쳐가며 2번씩 독파했다는 방 씨는 “내년쯤 부동산 경매로 소형아파트나 임대 놓을 오피스텔에 과감히 응찰할 생각”이라고 했다. 때문에 다음 달부터는 경매학원도 등록할 셈이다.

최근 방 씨처럼 부동산 시장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부동산 경매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1억 투자로 1년 새 10배의 투자 수익을 올렸다”라는 숱한 법원경매 책자들이 넘쳐나고, 법원경매학원을 찾는 사람도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더러 ‘흙속의 진주’를 찾는 행운아도 있지만, 경매 초보자 대부분은 경매시장의 기본원칙대로 투자했다가 ‘헛물’만 캐고 낭패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전문가들은 초보자일수록 ‘다리 품’을 팔아 물건을 직접 둘러보고 주변시세와 개발 호재 등의 물건 분석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호황 맞은 법원경매시장 ‘붐’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지역에서의 주거용(아파트·주상복합아파트·연립·다세대주택) 부동산 경매 진행건수는 총 2천85건으로, 7월 1천493건에 비해 40% 증가했다. 올해 처음으로 2천 건을 넘어선 것이다.

이에 비해 부동산 경기 불황이 지속하면서 매수세가 크게 약화해 경매 낙찰률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의 비율)은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수도권 지역 주거용 부동산은 낙찰률은 49.4%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고, 낙찰가율도 89.5%로 올해 처음 90% 아래로 떨어졌다.

최근 금융권이 흔들리면서 채권 회수 기준을 높여 만기 유예를 해주지 않고, 경매로 곧장 넘겨 경매시장이 생기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또 빚을 제때 못 갚아 경매로 넘어가는 서민가정이 크게 늘고 있다는 방증이자 경매 수요자에게는 투자의 기회가 되는 셈이다.

법원경매 컨설팅 한 관계자는 “주택시장이 바닥일 때 경매시장은 오히려 호기가 될 수 있다”면서 “응찰하고자 하는 물건의 권리분석만 철저히 하면 싼값에 좋은 물건을 낚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법원경매는 어떻게 진행되나?

법원경매 절차는 뜻밖에 간단하지만, 물건 분석과 낙찰 뒤 명도 등에 주의해야 한다. 대법원 경매정보 홈페이지에 경매물건이 등록되면 경매일까지 14일의 준비 기간을 준다. 이 기간에 낙찰받고 싶은 물건에 대해 권리 분석하면 된다.

응찰하고자 하는 물건의 ▲등기부등본 ▲토지대장 ▲지적도 ▲토지이용계획서 ▲건축물관리대장 등 관련 서류는 모든 확인하는 것이 좋다. 등기부등본과 다른 공부 간에 기재된 내용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온누리법원경매전문학원 윤승옥 대표는 “다리 품을 파는 만큼 좋은 물건을 건질 수 있다”면서 “주변 환경이나 조망권,교통 여건, 편의시설 등은 물론 시세도 주변 부동산시장을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경매시장의 감정가는 실제 부동산 시세와 차이가 나기 때문에 터무니없이 높게 써내거나 낮게 써내 ‘헛수고’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경매 당일까지 수시로 경매취하나 변경 등을 확인해야 한다. 최근 호재지역의 물건은 원래 주인들이 다시 거둬들이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에 시간 낭비로 끝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매는 낙찰된 다음이 가장 중요하다. 세입자 등 살고 있던 사람을 내보내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때문에 경매 초보자가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것도 바로 명도다. 법원을 통해 강제 이주시키거나 원만한 협의를 통해 설득하는 방법이 있지만, 추가적인 시간과 돈이 드는 만큼 애초 명도에 부담이 없는 물건을 고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초보자 ‘로또’보다는 안정성

이처럼 절차상의 경매시장을 얼핏 들여다보면 무척 쉬워 보인다. 또 서점가에 널린 ‘법원경매 가이드북’이 초보자들을 법원경매로 이끌고 있다. 경매 초보자 대부분은 책에서 배운 데로 물건 권리분석을 하고, 심사숙고해 입찰가를 적어 내지만 큰 수익을 내는 경우는 드물다.

윤 대표는 “물건마다 접근방식과 경매 진행 방식이 모두 다르다”면서 “이론을 꿰고 있어도 현장 경험이 없다면 실패할 확률이 99%에 이른다”고 말했다.

통상 법원경매업계에서는 ‘30:10:1’의 수학적 통계를 인용, 성패를 가늠한다고 한다. 30건의 물건을 눈독 들였다가 10건 입찰해서 단 1건만 낙찰해도 성공으로 본다는 것이다. 그만큼 낙찰이 어렵고, 낙찰됐다 하더라도 큰 수익을 낼 수 있느냐가 경매의 성공을 좌우하는 열쇠다. 절대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응찰하려는 물건을 감추지 말고 공개하고, 자문을 구하는 것이 위험을 줄이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입찰가만 비공개하면 된다. 경매 초보자들은 자신만 ‘로또’ 물건을 봤다고 자부하지만, ‘로또’ 물건은 누가 봐도 군침 흘리는 물건임을 각인해야 한다는 견해다. 이 탓에 업계에서는 ‘물건에 취한다’라는 표현을 쓴다.

윤 대표는 특히 “부동산 투기시장의 치맛바람이 경매시장으로 옮겨오고 있다”면서 “이들이 마구잡이로 입찰가를 높이는 추세여서 낙찰가를 종잡을 수 없도록 흩트려 놓고 있다”고 경계했다.

그럼에도, 경매시장으로 발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반 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는데다 ‘종자돈’을 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법원경매는 개발이 예정된 부동산거래제한구역 내 물건도 심심찮게 낙찰받을 수 있다.

윤 대표는 “수원, 평택, 오산, 용인, 이천 등 호재지역 주변 지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물건의 금액을 보지 말고, 미래지향적 가치를 보면 로또가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