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출간된 김홍신의 '인간시장'.
우리나라 최초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소설이다.
정치적, 사회적으로 암울했던 당시 정의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는 '히어로 장총찬'의 활약상이 국민적 공감을 얻은 탓이다.
특히 법과 정의가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고통받는 약자를 위해 맨주먹으로 부패 권력을 응징하는'판타지'에 대리 만족했다.
지금도 '악에 맞서는 힘은 폭력이 아니라 정의'라는 명제를 달고 영화·만화를 넘어 한 시대의 상징적 화두로 남아 있다.
요즘 네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폭발적 관심을 받으며 인기 상종가다.
'인간시장'과 단순 비교 할 수는 없지만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개인의 투쟁과 합법적 응징이라는 방법론만 다를 뿐 추구하는 목표는 비슷해서다.
드라마는 교권침해 사안 뿐 아니라 학교 폭력, 입시 비리, 촉법소년 등 교육계 난제들을 해결하는 내용이다.
그 중심에는 체벌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 있는 초법적 권한을 갖고 있는 '교권보호국'이 있다.
그야말로 현실에는 없는 '판타지'성 설정이다.
폭력 미화 등 지적도 적지 않지만 대체로 속이 시원하다는 평가다.
많은 이들이 ‘참교육’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재미로만 보고 넘길 수 없는 아픔도 담겨 있다.
정부 전담 조직까지 필요해진 교권 침해 현실이 그것이다.
거기다 현재 교육시스템에 깊은 불신과 좌절도 한몫 한다.
'참교육'이 인기를 얻는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잘 증명한다.
따라서 드라마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학생보호'에 매몰돼 정작 중요한 '교육'과 '교권' 보호에 소홀하지 않았는가.
물론 '교권보호국'이 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전가의 보도'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분명 있다.
그만큼 지금의 교실의 위기가 심각하고 해법 역시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무너진 교권을 일부나마 되돌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는 가져 볼 수 있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이 인수위를 구성하며 '드라마'를 현실화 하겠다고 나섰다.
아울러 활발한 논의가 진행중이다. 드라마 속 상상력이 현실 교육정책에 어떻게 반영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