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성 여민동락 (358)] 4.5일제

정준성 주필

유럽 최초로 주 4일제 근무제를 도입한 나라는 2022년 벨기에다.

아일랜드는 이후 민간부문에서 4일제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스페인은 같은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주 4일제 시범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후 아랍에미리트와 아이슬란드, 일본 등으로도 4일제의 선택적 시행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은 여전히 주 5일제가 대세다.

특히 미국은 더욱 그렇다. 노동에 대한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많은 주는 노동법에 개인의 ‘일할 권리(Right to Work)’를 보장한다. 

상한은 없으나 40시간 이상 근무와 토요일이나 공휴일의 근무는 근로자의 자유로운 선택이고 경영자는 그것을 존중한다.

세계 각국이 법으로 근로시간을 정해 근로자를 보호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노동자와 건강과 안전을 담보하기 위함이다.

장시간 근로는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한다

우리나라 역시 1953년 근로기준법을 제정하면서 법정 근로시간을 하루 8시간(주 48시간), 주 6일 근무로 정했다. 

초과근무를 포함해 1주 최대 근로시간은 72시간이었다. 

1989년에 주 44시간으로 근로시간을 줄였다.

 2004년 주 5일 근무제의 단계적 시행을 거쳐 2018년부터는 주 40시간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노동여건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뒤쳐진다.

 ‘장시간 노동’ 국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진 못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근로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이 1833시간으로 OECD 주요 회원국 중 여섯 번째로 긴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보다 연평균 노동시간이 긴 국가는 멕시코, 코스타리카, 칠레, 그리스, 이스라엘 등 5곳뿐이다. 

OECD 평균 노동시간 1736시간과 비교하면 무려 97시간이나 많다. 

노동시간이 가장 짧은 독일보다는 연간 501시간 넘게 더 일했다. 

연간 2개월가량(63일)을 더 일하는 ‘과로 사회’에 가깝다.

마침 정부가 노동시간을 향후 5년 이내에 OECD 수준으로 단축하겠다는 국정과제를 채택하고 진행중이다.

엊그제 실노동시간 단축로드맵 추진단도 출범시켰다. 

이에앞서 경기도는 지난해부터 임금 삭감 없는 주4.5일제를 시범 운영 중이다.

하지만 모두가 동시에 주4.5일제를 시작할 순 없다. 

반도체 연구·개발처럼 집중 노동이 필요한 직종도 있기때문이다.

노동시간 단축 문제는 노동자를 비롯한 국민 전체의 삶의 질을 규정하는 중요한 문제다

구로너 또 한편으로는 한국사회의 생산성을 담당하는 기업활동의 효율성과 직결된 문제다.

제도가 어떤 형태로 시행되는 지에 따라 사회전반에 강한 파급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주4.5일제는 우리가 가야 할 방향임이 틀림 없지만 '사회적 합의'는 반듯이 거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