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품종 개발로 여름딸기가 계절 식품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내 최초 여름딸기인 ‘고하’ 품종을 개발한 농촌진흥청 고령지농업연구소 이종남 연구사를 24일 농진청 농업과학관 특별전시회에서 만났다.

이 연구사는 “국내 딸기품종 중 겨울딸기는 ‘매향’, ‘설향’ 등이 있지만 여름딸기는 ‘고하’가 최초”라며 “유럽품종 도입에 따른 로열티 지급 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딸기품종은 대부분 유럽에서 도입됐다. 문제는 내년부터 국제품종보호제도(UPOV) 대상품목 확대에 따라 외국산 딸기품종도 로열티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독 여름딸기만은 지난 2003년부터 이미 농가에서 외국산 품종에 대해 로열티가 지급되는 실정이다. 이번 첫 여름딸기 품종 육성이 큰 의미를 지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연구사는 “보통 1kg당 200~500원의 로열티가 빠져나간다. 1년 생산량이 500톤이면 약 700만 달러가 로열티로 유출되는 것”이라며 국내 품종 육성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고령지농업연구소에 따르면 여름딸기는 저온성 식물이다. 저온일 때 맛있고 더울 때는 맛이 떨어진다. 유럽품종은 신맛이 강하고 당도가 다소 떨어지나 경도가 좋아 단단하기 때문에 수출용으로 제격이다. 이번에 개발된 ‘고하’ 품종은 여름에 개화하고 결실을 맺는 사계성이 좋고 수확휴식기 없이 연속출뢰가 가능해 수량성이 다른 품종보다 30~50% 높다. 날씨가 더워져도 과실모양이 안정되고 경도도 좋은 수출형 품종이다. 특히 신맛과 단맛이 유럽품종보다 낫다는 평가다.

“여름딸기는 주로 케이크 장식용으로 쓰입니다. 더해지면 신맛이 강해지기 때문에 주스나 잼으로 사용에도 적합해 연중소비가 가능합니다.”

여름딸기는 최근 5년간 재배면적이 200% 이상 증가해 올해만 해도 150톤가량 수출됐다. 특히 일본의 딸기수요가 폭발적이기 때문에 잠재적 수출시장으로 최적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은 매년 4~5천 톤가량의 딸기를 수입하고 있다.

이 연구사는 “‘고하’의 수출상품성을 타진하기 위해 25일 일본에 예비 수출키로 했다”며 “내년부터 일본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하’의 농가보급은 2010년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아직 묘가 부족해 증식량이 적기 때문이다.
이 연구사는 “여러모로 조직배양에 노력하고 있다”며 “농가보급 확대로 로열티 문제 등을 해결해 국내 농가 보호에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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