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서 하루 동안 불 밝힌 인권영화제 '반딧불'

인권문제 다룬 ‘사고 파는 건강’과 ‘빈민이여 노래하라’ 등 상영

▲ 26일 인권영화제 '반딧불'이 상영 준비에 한창인 다산인권센터 인권활동가들이 홍보포스터를 만들고 있다.ⓒ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장안공원 한쪽에 파란 천막이 펼쳐졌다. 26일 오후 4시 10여 명의 인권활동가가 모여 인권영화제 ‘반딧불’이 준비에 한창이었다.

어린이들 위한 극장 천막을 치고, 야외 상영 스크린을 준비하는 모습이 분주했다. 그 시각 행사장 주변에서 그들의 행사준비를 지켜보는 눈들은 노인들과 노숙자들뿐이지만 어쩌면 인권영화제는 바로 그들을 위한 무대인지도 몰랐다.

이날 다산인권센터 박 진 상임활동가는 “이것은 표현의 자유를 위한 싸움이자 인권문화 확산을 위한 시민들과의 만남”이라며 인권영화제의 취지를 정의 내렸다.

수원시민들과 함께하는 인권영화제 ‘반딧불’이 26일 오후 7시 장안공원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경기지역 사회공공성 강화 공동행동과 수원시민대책회의가 주최하고 다산인권센터, 문화연대, 인권운동사랑방이 주관했다. 이번 영화제는 기존의 수원인권영화제와는 성격을 달리한다. 수원인권영화제는 1996년 개막한 이래 2006년까지 총 11회가 이어졌다.

지난해 명맥이 끊긴 이후 올해에는 서울인권영화제를 주최하는 인권운동사랑방과 공동 주관으로 ‘반딧불’ 인권영화제를 마련, 다시 한번 수원시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반딧불’은 찾아가는 인권영화제로서 일종의 순회상영회이다. 인권영화제를 직접 찾아올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됐다. 파업농성장에서 영화를 상영하면서 지금까지 대중들과 호흡하고 있다. 지난해 이랜드 노조파업 때는 지하에서 상영회를 열기도 했고, 올해에는 구로 선경 오피스텔 파업 때 상영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김일숙 인권영화제 활동가는 “6명의 인권활동가가 의기투합해 ‘반딧불’을 열게 됐다”며 “나 또한 1996년부터 인권영화제에 참여하면서 인권활동에 나선만큼 이번 영화제가 많은 사람에게 인권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상영된 작품은 ‘사고 파는 건강(Health for sale)’과 ‘파멜라 라이징, 빈민이여 노래하라(Favela Rising)’ 등 두 편이었다.

‘사고 파는 건강’은 미셀 멜라라와 알렉산드로 로씨가 2007년 공동 연출한 이탈리아 다큐멘터리다. 필수적인 의약품들이 개발도상국에 적절하게 공급되지 못해 남반구에서만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질병으로 매년 1천500만 명이 죽어가는 현실을 경제적, 의학적, 정치사회적 관점으로 분석한다.

‘파멜라 라이징, 빈민이여 노래하라’는 제프 짐발리스트와 맷 모차리가 연출한 2006년 작품이다. 브라질리아의 슬럼가인 파벨라를 배경으로 음악을 통해 지역 청소년들을 마약에서 벗어나게 하는 이들의 운동을 보여준다.

김일숙 씨는 “이번 영화제는 특히 사회공공성 확보와 인권존중 필요성을 새삼 일깨우는 영화들을 준비했다”며 “영화가 지닌 장점을 되살려 대중들이 인권에 대한 감수성을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사고 파는 건강_Health for sale [출처]12회인권영화제상영작
▲ 빈민이여 노래하라 Favela Rising[출처]12회인권영화제상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