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협 ‘물갈이’ 칼자루 쥔 장동혁 대표와 최고위

현역 "기존 방식 유지" … 최보윤 “최고위 구속력은 없어”당규상 최고위 통해 현직 당협위원장 사퇴 의결 가능'전면 재선출'이냐 '선별 물갈이'냐 … 24일 최고위 분수령
지난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장동혁 대표 (연합뉴스)
지난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장동혁 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전국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 후 재선출 방안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지만 당협 물갈이의 열쇠는 결국 최고위원회가 쥐고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물갈이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지난 12일부터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그동안 임기가 끝나면 사실상 자동 연장해 온 방식으로 당협을 운영하지 않고 전당원투표나 책임당원투표 등 당원 의사를 반영해 당협위원장을 다시 선출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정부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싸우지 않거나 지방선거 공천에만 관심을 보인 당협위원장을 교체 대상으로 지목했다. 장 대표는 “지금 20%가 싸우고 있는데, 80%가 싸우는 정당으로 바꿔야 한다”며 당협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역 국회의원도 예외로 두지 않았다. 같은 날 조강특위 위원장인 정희용 사무총장은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도 당협위원장 공모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당헌·당규상 현역 의원에 대한 별도의 예외가 없다고 설명했다.

조강특위도 이날 기존 사고당협에 대한 재공모를 넘어 공모지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직전 당무감사에서 당협위원장 교체 권고가 있었던 27곳에 대한 재평가와 정기 당협위원장 선출 문제도 검토 대상에 올렸다.

이에 앞서 당 안팎에서는 대대적인 인적 쇄신론도 제기됐다. 이정현 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11일 국민의힘을 ‘코마 상태’라고 진단하며 45세 전후의 청년들이 당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51%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는 세대교체론을 제시했다.

 지난 20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연합뉴스)
지난 20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연합뉴스)

당협 개편 구상은 지난 13일 최고위 논의를 거치면서 구체화됐다. 지도부는 기존 당협위원장을 관행적으로 유임시키는 대신 당원투표 등을 반영해 다시 선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시·도당위원장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논의는 지난 20일 현역 의원을 포함한 당협위원장을 일괄적으로 원점에 세운 뒤 당원투표를 통해 재선출하는 방안으로 확대됐다.

장 대표와 당권파는 이날 최고위에서 전면 재선출 방안을 추진했지만 정점식 원내대표와 우재준 청년최고위원 등이 절차와 당규 해석 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오전에 이어 오후까지 논의를 이어갔지만 결국 의결을 보류하고 의원총회 의견을 추가로 듣기로 했다.

현역 의원들의 반발은 의원총회에서 표면화됐다. 지난 20일 열린 두 차례 의총에서는 전면 재선출에 대한 반대 의견이 우세했고, 21일 다시 열린 의총에서도 기존처럼 당협 운영위원회에서 당협위원장을 선출하는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존 방식대로 하는 것, 즉 운영위원회에서 재선출하는 방식이 좋겠다는 것”이라며 정 원내대표가 이 같은 의견을 최고위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역 의원들의 반대만으로 일괄 사퇴나 전면 재선출을 막을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지난 20일 최고위 직후 “의총 결정 사항이 최고위 결정을 구속하는 건 아니”라며 의원들의 의견은 최고위원들이 판단하는 데 참고하게 될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실제 최고위 내부의 표결 구도도 장 대표 측에 불리하지 않다는 평가다. 지난 20일 최고위에서는 장 대표와 김민수·김재원·양향자·조광한 최고위원 등 5명이 찬성 입장을 보였고,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반대, 신동욱 최고위원은 기권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구도가 유지되면 전면 재선출안에 찬성하는 최고위원이 과반을 차지한다.

당규 해석 논란과 별개로 최고위가 현직 당협위원장을 사퇴시킬 수 있는 통로도 있다.

국민의힘 지방조직운영규정 제28조는 최고위가 해당 시·도당위원장과 사무총장의 의견을 청취한 뒤 당협위원장의 사퇴를 의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당협위원장이 자진 사퇴하지 않더라도 의견 청취 절차를 거쳐 최고위가 사퇴를 의결할 수 있는 구조다.

후임 인선에도 지도부의 영향력이 작용할 수 있다. 지방조직운영규정 제30조에 따라 조직위원장은 조강특위의 심사·추천과 최고위 의결을 거쳐 당대표가 임명한다. 결국 장 대표가 조강특위와 최고위의 동의를 끌어낼 경우 기존 위원장의 사퇴부터 후임 조직위원장 인선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지난 15일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발언하는 장동혁 대표 (연합뉴스)
지난 15일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발언하는 장동혁 대표 (연합뉴스)

이에 따라 오는 24일 최고위 결정에 따라 당협 물갈이의 폭도 달라질 전망이다.

전면 재선출 방안이 의결되면 현역과 원외를 가리지 않고 전국 당협위원장이 재신임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전국 254개 당협을 대상으로 당원 의사를 반영해 위원장을 다시 선출하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최고위가 의원총회 의견을 받아들이면 기존 당협 운영위원회를 통한 선출 방식이 유지될 수 있다. 다만 전면 재선출이 무산되더라도 물갈이 길이 막히는 것은 아니다. 사고당협과 당무감사 미흡 당협을 우선 정비하고 필요하면 제28조에 따라 기존 당협위원장을 선별적으로 교체할 수 있다.

특히 교체 범위가 현역 국회의원에게까지 확대될 경우 정치적 파장은 커질 전망이다. 현역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당협위원장 자리에서 밀려나고 새로운 인물이 지역조직을 맡게 되면 차기 총선을 앞두고 지역 당원 조직의 주도권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분수령은 오는 24일 최고위다. 정 원내대표가 기존 방식을 유지하자는 현역 의원들의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지만 의총 의견에는 최고위를 구속할 권한이 없다. 결국 전면 재선출 여부뿐 아니라 당협 물갈이의 범위도 최고위 판단에 달린 셈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장 대표가 올림픽공원 등 참정권 수호 활동을 통해 당원과 지지층에서 정치적 동력을 확보한 데다 당규상 당협을 정비할 권한도 지도부에 있다”며 “254개 당협을 모두 원점에 세우는 것은 시간과 비용, 당내 반발까지 부담이 큰 만큼 전면 교체보다는 명분과 기준을 세워 일정 규모를 물갈이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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