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갈비=화춘옥’ 명성 되찾는다”

수원갈비의 원조 ‘화춘옥’ ┃ 이광문 씨

▲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해방 직후인 1945년 11월 영동시장에 문을 열었던 ‘화춘옥’은 10㎝가 넘는 길이의 뼈대에 소금간으로 양념한 수원 갈비의 시작을 열었던 식당이다.

화춘옥은 해방 전 화춘제과점이란 이름으로 각종 양과자를 판매했던 할아버지가 해방 이후 밀가루와 설탕 공급이 어려워지자 수원 갈비와 냉면, 갈비탕, 해장국 등을 판매하는 식당으로 변경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화춘옥 창업자인 故 이귀성 옹의 손자인 이광문(51) 씨는 지난 26일 수원시에 화춘옥에서 사용했던 대형옹기와 냉면그릇, 화로 등 58점을 기증했고 일부는 보관을 위탁했다.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가치 있는 유물을 기증한 분도 많은데 식당에서 사용하던 도구들을 기증한 것뿐”이라며 겸손해 하는 이광문 씨.

그가 기증한 대형옹기는 유약을 바르지 않고 굽는 전통방식으로 제작됐다. 3명이 족히 들어갈 크기에 된장이나 김치를 보관한 이 옹기는 ‘살아숨쉬는’ 원리로 우리나라의 전통 발효 식품을 더욱 빛나게 한 보고(寶庫)였던 셈이다.

“할아버지 음식 솜씨가 좋으셔서 식당엔 늘 손님이 붐볐죠. 3개의 가마솥에 해장국, 설렁탕을 만들었는데 오전 9시면 동날 정도였습니다.”

당시 새벽 5시면 문을 열었다는 화춘옥은 4시 30분 통행금지 해제와 함께 서울 등지에서 물밀듯이 손님들이 찾아왔다고 이씨는 회상했다.

이씨의 부친인 故 이영근 씨가 수원시청 재무과 등에서 근무하다 화춘옥을 이어받아 수원시 요식업협회 초대회장을 역임했다는 사실은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었다고 이씨는 말했다.

“할아버지께서 남에게 퍼주기를 좋아하셔서 적자를 보실 정도였다고 해요. 아버지가 화춘옥을 이어받기 시작한 1960년대 화춘옥이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죠.”

1967년 박정희 대통령이 방문하면서 이름이 더욱 알려진 화춘옥에서 당시 쓰였던 그릇과 화로 등은 수원역사박물관에 재현된 1960년대 팔달문 거리에 전시될 예정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수원역사박물관이 생겨서 무척 기쁘다는 이씨는 지난 5월 말 화춘옥의 문을 잠시 닫았다. 올해 초 대대적인 할인행사에도 불경기와 광우병 논란이 휩쓸면서 경영이 어려워져 문을 닫았지만 ‘수원갈비=화춘옥’이라는 자부심과 주위의 만류 때문에 다시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4~5년 전엔 일본에서도 매년 한 번씩은 꼭 취재하러 올 정도였죠. 원가는 많이 들지만 전통적인 수원갈비 맛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었죠.”

할아버지로부터 갈비 맛을 전수받은 이씨가 수원‘왕’갈비의 원조라는 명성뿐 아니라 수원갈비의 명맥을 이어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