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조대왕이 큰 뜻을 품고 세운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이 입양된다? 대동강을 팔아 치운 현대판 '봉이 김선달'도 울고 갈 기막힌 수원화성 입양식이 오는 25일 수원화성 곳곳에서 열린다.
엉뚱한 발상의 이번 입양식은 문화재청이 후원하는 '1문화재 1지킴이' 운동의 '내 고장 문화재 가꾸는 날' 프로그램의 하나로 수원KYC가 주관한다. '내 고장 문화재 가꾸는 날'은 내 고장 문화재를 지키고 가꾸는 문화를 확산시키고, 꾸준히 찾고 즐기며 지켜내 후대에 물려주는 시민 참여형 문화운동이다.
앞으로 지속적인 활동을 위해 앞서 지난 15일 '내 고장 문화재 가꾸는 날'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추진위원 위촉식도 마쳤다. 추진위는 '제1회 해설이 있는 내 고장 문화재 가꾸는 날'을 25일 오전 9시로 정하고,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 시설물을 지킴이 단체나 일반에 입양하기로 했다.
추진위는 입양식 당일 오전 10시 30분 장안공원에 모여 입양선언문 낭독, 입양단체와 가족지킴이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특히 입양선언문을 통해 실천의지를 확인하고, 참여와 나눔을 통한 시민 문화의식 향상에 앞장설 것을 약속한다.
두 번이나 불탔다가 복원된 서장대와 주요 관광객 집결지인 연무대는 6·25참전유공자회 경기본부가 입양한다. 또 화양루는 최인숙 노재심 가족, 올해 화성문화제에 복원돼 첫 타종식을 가진 여민각은 김백화 가족, 화홍문은 이근호 가족, 화서문은 신종희 가족, 팔달문과 화령전은 행궁길발전위원회가 각각 입양한다.
수원화성뿐 아니라 성내 관람질서를 위한 모니터는 팔달문관광안내소가, 성안을 흐르는 수원천은 청소년수원천지킴이가 각각 맡는다. 수원KYC 고경아 공동대표는 "수원화성을 가족처럼 따뜻하게 돌볼 입양가족을 찾는다"면서 "누군가의 소유 개념이 아닌 우리가 보듬고, 향유하는 소중한 문화재로 가꾸는 일에 시민들의 동참이 중요하다"고 했다.
앞으로 이들 지킴이 단체와 가족지킴이들은 매월, 매주, 매일 특정 가꾸는 날을 정해 입양된 시설물 정화활동과 모니터, 홍보활동 등을 펼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 내 문화재 사랑에 대한 시민 연대운동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6·25참전유공자회 경기본부 조은호 회장은 "젊었을 때 내 조국을 지켰던 것처럼 내 고장 문화재도 굳건히 지켜내고자 동참하게 됐다"면서 "우리 고장의 문화재를 지키는 입양자들이 문화재를 매개로 공동체를 회복하고, 더불어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 가는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행사 당일 입양식과 함께 '수원화성 바로 알기 OX 게임, 사진으로 보는 온라인 활동 후기(後記) 올리기 등의 이벤트도 마련되며, 참가한 모든 사람에게 기념품(두건 겸용 손수건)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