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 중고차 시장에도 ‘칼바람’

수원지역 매매단지, 연초대비 매출 20~30%대로 ‘뚝’딜러들 현금 매입 거절, 급전 필요한 시민들 ‘애간장’

▲ 경기불황이 중고차매매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가운데 30일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한 중고차매매상사 주차장은 매물로 나온 자동차로 가득차 있다. ⓒ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수원 지역 중고자동차매매단지에 경기 불황의 칼바람이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

특히 중고차 시장은 지역경제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가운데 중고차 업계에는 "올 것이 왔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30일 수원지역 중고차 매매 상사 등에 따르면 올 초 업체 딜러들은 5~10대의 개인 판매량을 기록하며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지난달 초부터 판매량이 급감하며 이번 달 매출은 연초 대비 20~30%대로 곤두박질 치고 있는 실정이다.

수원지역 중고차 매매 상사들은 평균 50~70대를 판매하며 소속 딜러는 5~15명 수준이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연초 50대를 판매한 상사의 경우 현재 소형차, 트럭 등 일부 차종을 제외하고 위탁판매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30일 오후 수원시 권선구 평동의 한 중고차매매단지 사무실에서 만난 최모 딜러는 "미국발 금융위기 등으로 국내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매물도 없고 사려는 사람도 없다"면서 "불경기에 잘나간다는 트럭 종류 차량은 매물이 나오면 곧바로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S상사 남 모(47) 사장은 "우리 회사는 15명의 딜러가 활동하고 있지만 개인당 5~10대 정도의 매물을 그냥 세워둔 상태"라면서 "판매량이 없는 상태에서 딜러들이 더는 차량을 매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영통구 E상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8명의 딜러가 활동하는 상황에서 50여 대의 차량을 주차장에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설 모(43) 대표는 "대형 승용차나 외제차는 찾는 사람도 없고 팔려는 사람이 있어도 위탁 판매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차를 맡기고 현금을 확보하려는 시민들은 중고차 판매상들이 기존에 해주던 현금 매입을 거절하며 위탁판매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이마저도 힘든 상황이다.

지난해 중형차를 구입했던 김 모(34) 씨는 "급전이 필요해서 타던 차를 팔아서 돈을 마련하려고 매매상에 이를 맡겨놓은 상태"라며 "딜러가 큰 기대는 하지 말라고 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고차 매매시장이 급속히 냉각되며 차를 팔아 급전을 쓰려는 시민들은 애간장을 태우고 있으며 자동차 딜러, 판매상 등은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유행했던 중고차 금융할부도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회사들이 연초 7~8등급의 차량 소유주에게도 제공하던 할부서비스를 5등급 이상으로 상향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회사에서 딜러들에게 제공하던 일명 '딜러론'도 회수 날짜가 다가오며 딜러들의 자금 압박이 심각하다는 게 지역 업체들의 설명이다.

한 딜러는 "외환위기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빚을 깔고 장사를 하는 상황에서 만기도래 일이 멀지 않아 어떻게 대출을 갚을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국내 경기 침체의 여파가 건설사, 금융사 등에 퍼진 데 이어 서민경제의 바로미터인 중고차 시장도 그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