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에 영근 이웃사랑 ‘주렁주렁’

바르게살기 수원협, 봄에 심은 고구마 캐기 ‘구슬땀’수확한 400상자 판매금 어려운 이웃돕기 전달 예정

▲ 30일 오전 화성시 봉담읍 내리 한 고구마밭에서 바르게살기운동 수원시협의회 회원 100여명이 고구마 캐기 활동을 벌였다. 오른쪽 한원찬회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콧잔등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이 가을 서리를 몰고 올 모양이다. 공기는 찼지만, 따가운 햇살이 내리쬔 30일 오전 10시 30분께 화성시 봉담읍 내리 이름 모를 텃밭. 아슬아슬 고개운전에 가슴이 조마조마한 좁은 시골 시멘트포장도로 옆에 때아닌 자동차 행렬이 길게 뻗어 있었다.

자동차 행렬이 끝나는 곳에는 갈대와 잡초로 뒤덮인 논 한 편에 얼핏 보아도 꽤 정성을 쏟은 듯한 푸른 고구마밭이 펼쳐졌다. 고구마 캐기에 여념이 없는 100여 명의 바르게살기운동 수원시협의회(이하 수원바살협) 회원들이 눈에 띈다.

●  ‘오늘은 고구마 캐는 날’

“내 자식처럼 키운 고구마를 가을 서리 맞기 전에 캐야 해. 이놈을 내다 팔아야 겨우내 따뜻하게 보내실 분들이 늘어나지 않겠어?” ‘오늘은 고구마 캐는 날’이라는 수원바살협 연무동 여성회장 송인자 씨의 말이다.

수원바살협 회원들이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마련하고자 지난 5월 노는 땅에 고구마를 심어 이날 수확한 것이다. 고구마를 캐는 손놀림이 바빠질수록 고구마가 산더미처럼 쌓이기 시작했다. 김학범(권선구협의회 회장) 씨는 “팔뚝 만한 고구마를 캐내는 기쁨에 시간가는 줄도 모른다”고 했다.

오전 한나절 호미질로 캔 고구마만 30여 상자(10kg)에 달했다. 5천여㎡에 달하는 고구마밭에 아직 20분의 1도 채 캐지 않았다. 밭을 기계로 일구고 주워담아야 할 정도로 ‘고구마 풍년’을 맞았다.

한영우(팔달구협의회 부회장) 씨는 “한원찬 수원바살협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펼친 사업이 좋은 결실을 보았죠. 회원들이 직접 심고, 잡초제거에 수확까지 하면서 자연과 하나 되고, 회원 간 협동심도 키우니 배로 기쁘네요”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 (上)팔뚝만한 고구마를 캔 한 여성 회원이 환하게 웃고 있다. (中)회원들이 직접 심고 수확한 고구마가 맛있게 잘 익었는지 시식하고 있다. (下)고구마 수확팀, 새참 준비팀, 상자 제작팀, 고구마 분류팀 등 4개조로 나눠 작업을 진행했다. ⓒ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 수확한 고구마 판매해 이웃돕기 성금

 이번 행사는 올해 취임한 한원찬 회장이 야심 차게 준비한 첫 사업이다. 한 회장은 “지인의 노는 땅을 빌려 고구마를 심었는데 조금 늦은 감이 있어 알맹이가 없을까 고심했다”면서 “막상 줄기를 걷어내 보니 고구마가 실해 기분이 좋다”고 했다.

직접 마련한 새참도 먹었다. ‘일일 농사꾼’으로 변신한 회원들은 땀 흘려 일하고 먹는 음식 맛이 ‘꿀맛’이란다. 든든하게 배를 채운 회원들의 손놀림이 더욱 바빠졌다. 오후 4시 30분이 돼서야 모든 작업을 마쳤다.

수확 과정에서 흠집나고, 빛깔이 곱지 못한 고구마를 빼고 이날 수확한 고구마만 400상자(판매수익금 약 500만 원 추정). 인건비를 전혀 드리지 않고 순수 회원들의 손으로 만들어 낸 결과물에 나름 흡족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수원바살협은 수확한 고구마를 회원들에게 판매해 그 수익금으로 불우이웃돕기 행사에 나설 계획이며, 협의회 회의를 거쳐 사용처를 정할 예정이다.

한 회장은 “회원들의 노동력으로 빚어낸 고구마지만, 이 고구마를 팔아 우리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줄 것”이라면서 “회원들의 땀방울이 깃든 고구마인 만큼 값진 일에 쓰겠다”고 했다.

● ‘정신계몽’ 운동 넘어선 ‘이웃사랑’ 운동

이날 수원바살협은 ‘바르게살기운동’ 정신 계몽활동을 넘어 노력봉사를 통해 회원 간 화합을 도모하고, 소외계층을 돕는 일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수원바살협은 그동안 시대정신에 걸맞은 사회규범체제 및 건전한 국민정신을 확립하고자 지역사회의 도덕성 회복 운동 및 기초질서지키기, 부정부패추방캠페인 등의 활동을 펼쳐왔다. 올바른 의식과 가치관을 가져야 사회가 안정 속에서 발전한다는 것이다.

한 회장은 “앞으로 매년 감자나 고구마 등을 심어 이웃사랑을 몸으로 실천할 계획”이라면서 “실천하지 않는 것은 봉사가 아니며, 정신계몽 운동만큼 중요한 것이 소외계층에 대한 이웃들의 따뜻한 보살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는 1989년 국가적육성법에 의해 진실ㆍ질서ㆍ화합을 이념으로 문화국민의식 함양과 선진국형 사회발전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설립된 국민운동단체이다. 중앙협의회와 전국 16개 시도협의회, 231개 시군구 협의회에 회원만 60만 명에 달한다. 수원지역은 1천500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