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역 중고차 할부금융시장 ‘올스톱’ 되나

자금조달 한계·매매 급감 ‘이중고’… 연쇄 부도 우려

수원지역 중고차 시장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자동차 할부 금융 시장이 '올스톱' 위기에 내몰렸다.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 경기가 침체되면서 대형 캐피털사들이 은행권을 통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잇따라 여신 규모 축소, 이자율 인상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규 대출 중지, 딜러들의 연쇄적인 상환 불능 사태로 인한 '연쇄 부도'에 대한 우려와 함께 지역 업계에서는 대형 캐피털 부도설이 퍼지며 시장은 더욱 위축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수원지역 자동차 매매상사, 딜러,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국내의 자동차 할부 금융 시장의 여신 규모는 12조 7천83억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말 11조 2천42억 원에 비해 1조 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대형 캐피털사들이 신규 대출은 축소하고 기존 대출금은 회수에 나섬에 따라 관련 캐피털사 등을 통해 매매자금을 확보했던 딜러들은 업계 관행인 일명 '딜러론'을 통한 '돌려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

권선구에서 영업 중인 경력 8년차 딜러 김 모(35) 씨는 "'딜러론'이라 불리는 자금을 1인당 1억~2억 원 정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 달은 버텼지만, 다음 달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면서 "캐피털사들이 기존 대출금은 환수하면서 신규 자금 대출에는 소극적이라 더욱 걱정이다"고 말했다.

현재 지역 중고차 매매 업계에서는 딜러들의 자금압박으로 인해 업계 관행인 '선매매-후판매' 서비스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또 중고차를 사려는 고객들이 할부 금융 서비스를 원한다 해도 캐피털사의 신용등급 인상조치로 할부판매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씨는 "딜러들은 자금 부족으로 차량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 매출이 20~30%대로 곤두박질 쳤다"면서 "이번 달에 기존 대출금을 막아야 하는데 수입이 급감한 상태에서 연속적으로 돌아오는 납기일을 어떻게 맞출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중고차 업계 딜러 대부분은 목돈을 갖고 영업을 시작하기 보다 캐피털사나 매매단지 등에서 영업하는 중소 할부 금융사를 통해 대출받은 자금으로 차를 매매 재판매하거나 할부금융 리베이트를 통해 이윤을 남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들이 13~20% 후반의 할부 금융 서비스를 받는데 비해 이들은 중소금융사로부터 10~13% 이자율로 대출을 받아 중고차 매매 차량과 재판매, 할부 서비스 소개를 통한 리베이트 수익 등으로 매출을 올린 뒤 이를 통해 대출금을 납부하는 방식의 '돌려막기' 영업을 해왔다는 것.

그러나 소비자가 1년~3년 상환 시기를 적용받지만, 딜러 등이 사용하는 대출금은 3달~6개월 등 단기 자금이 많아 딜러들이 한 달만 차를 팔지 못해도 파산이나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장안구에서 영업 중인 이 모 딜러(경력 12년)는 "차를 못 팔 경우 캐피털사로부터 빌린 자금을 상환하는 방식을 사용해온 딜러들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이는 소비자들이 필요한 차량을 쉽게 구매할 수 없고 중고차 시장의 진입 장벽이 높아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원지역 중고차 매매단지 관계자들 사이에는 "어느 회사가 다음 달 부도 난다"는 소문이 급속히 퍼지는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이들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권선구 A 상사 대표는 "국내 최대인 B 캐피털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캐피털사들이 자금 회수에 나섰고 리스 부분은 신차 부분에서만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고차 업계에서는 C 캐피털이 부도난다는 설이 널리 퍼져 있다"고 설명했다.

권선구의 D 단지 관계자도 "모 회사가 다음 달 몇백 억 원이 필요해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는 소문을 돌고 있다"며 "대출 신용등급 상향조정에 이어 캐피털사들이 위기설로 중간에 있는 딜러와 중소 캐피털들이 피해를 보는 게 아닌가"라는 걱정을 토로했다.

한편, 국내 최대 캐피털사인 B사 관계자는 "기존에 해오는 대로 대출 등 서비스가 실시되고 있다"면서 "자금 유입 등에도 어려움이 없다"며 캐피털사의 경영악화설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