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정조대왕 탄신일을 기념일로 제정하자

김종기 수원시의회 의원

▲ 김종기 의원
오랜만에 지인들과 즐겁고 유익한 술자리를 하였을 때이다. 유네스코에 등록된 세계문화유산 화성을 바라보며 화성의 아름다운 시설물을 하루빨리 복원해 후손들에게 물려줌으로써 현재의 우리 소임을 다 하자는 것 등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정조대왕 탄신일을 기념일로 정해 화성과 더불어 영원한 군주로 기억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화두가 돼 많은 술잔을 기울였다.

흔히들 조선시대 최고의 성군을 세종대왕과 정조대왕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세종대왕의 탄신일에 즈음해 세종 숭모제전을 비롯한 전국적인 문화행사와 세종마라톤을 비롯한 체육행사 등이 자치단체(여주군) 주도가 아닌 국가적 행사로 이루어지고 있다.

정조대왕은 영조 28년 서기 1752년 9월 22일에 탄생해 2세 때 문자를 알고 3세에 소학에 들어갔으며 23세 때 대리청정에 들어간 후 이듬해에 근대사의 영웅인 조선 제22대 보위에 올랐다. 이러한 정조가 세종과 버금가는 문예군주임에도 불구하고 정조대왕의 탄신일을 대부분 사람이 기억하지 않고 있다.

요즘 간송미술관에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를 보기 위해 장장 2시간 이상 줄을 서서 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미술관 2층에서 본 정조의 친필은 서예를 모르는 필자의 눈에도 진정 명필의 글씨임을 알 수 있었다. 혜원과 단원의 그림이 절정을 이룰 수 있고 이에 더해 참다운 우리의 산하와 사람들을 그릴 수 있는 진경시대를 열게 된 것은 절대적으로 정조의 문화적 힘 때문이었다.

국왕 정조의 문화적 식견과 학문적 수준이 조선의 새로운 문화를 만든 것이고 이 문화가 오늘날까지 이어져 수많은 이들이 간송미술관으로 혹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발길을 향하게 한 것이다. 정조대왕 때 만들어진 ‘무예도보통지’는 일제에 의해서 사라진 우리 무예를 복원하기에 충분했고, 그가 만든 화성은 세계문화유산으로, 화성 축성 전 과정을 기록한 ‘화성성역의궤’와 수원으로의 8일간의 행차를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는 이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됐다.

백성의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해 상언과 격쟁을 받아들이고 나아가 서얼과 노비를 조선 땅에서 완전히 없애야 한다는 사회개혁 사상도 충만했던 정조는 진정 이 시대의 영웅이다.

지난해부터 올해에 이르기까지 정조와 관련된 드라마와 영화가 끊임없이 나오는 것은 정조가 가지고 있는 개혁사상의 올바름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수원에 와서 정조의 개혁사상을 배우고 싶고 이를 따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정조의 탄신일에 어떠한 기념도 하지 않는 현실에 가슴이 아플 따름이다.

필자는 수원시의회 의원으로 2009년도에는 정조의 탄신일인 음력 9월 22일을 기념하는 새로운 제안을 할 생각이다. 정조대왕의 탄신 기념일을 수원시만이 아닌 경기도와 정부가 함께 추진해 정조의 개혁사상과 위민사상을 온 세상 사람들이 함께 나누었으면 한다.

만약 정조대왕 탄신일이 기념일로 정해지지 못한다면, 수원시 차원에서 탄신일에 즈음해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의 가치와 역사성을 더욱 돋보이고 정조대왕의 사상을 기리는 기념행사를 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