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의 필수품으로 인기를 누렸던 청약통장이 외환위기 이후 사상 최대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미분양 아파트가 눈덩이처럼 불면서 청약통장 없이도 알짜 아파트 분양이 가능해 졌기 때문이다.
18일 스피드뱅크가 금융결제원 청약통장 가입자 수를 분석한 결과 11월 말 현재 총 643만 2천151좌 수로 지난해 말(691만 1천994좌 수)보다 47만 9천843좌 수 줄었다. 이는 한해 동안 85만 6천943좌 수 감소했던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다.
외환위기 이후 각종 청약관련 규제가 해제되면서 가입자 수가 크게 늘었고 판교 분양시점인 2006년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지난해 청약가점제 시행과 지방 분양시장 침체로 청약통장 가입자 수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청약 관련 규제완화도 청약통장 감소세를 막진 못했다. 정부의 150만 호 서민 보금자리주택 공급과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비세대주와 당첨 경력자들의 1순위 청약 제한이 폐지돼 청약통장 활용도가 높아졌음에도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오히려 전월 대비 7만 3천640좌 수가 줄었다.
청약통장 종류별 가입자 수도 지난해 말과 비교해본 결과 청약예금 감소폭(-26만 8천817좌 수)이 가장 컸다. DTI규제, LTV규제 등으로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청약부금도 23만 7천332좌 수 줄었다.
9·19대책, 공영개발 확대로 청약기회가 더욱 확대된 청약저축도 1년 동안 2만 6천306좌 수 늘어나는데 그쳤고, 지난달에는 전월 대비 1만 6천683좌 수가 감소했다.
전국 시도별 청약통장 가입현황을 보면 서울이 226만 2천144좌 수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가 205만 1천120좌 수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판교신도시 분양과 2011년 위례신도시 분양 등으로 성남(27만 5천33좌 수)이 가장 많았고, 광교신도시가 속한 수원(24만 7천881좌 수), 삼송신도시 등 뉴타운 개발이 예정된 고양시(18만 2천104좌 수) 등의 순이다.
스피드뱅크 관계자는 "미분양가구 수가 16만 가구를 넘어서고 집값 추가상승에 따른 기대감마저 완전히 꺾이면서 수요자들이 아파트 청약을 꺼리고 있다"면서 "특히 올해 최대 인기청약지로 관심이 쏠렸던 '광교', '청라'까지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청약통장 없이도 알짜 아파트를 골라 분양받을 수 있게 돼 청약통장 인기가 시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