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옷깃을 잔뜩 여미게 하는 매서운 칼바람에도 공연 시작 전부터 337개 좌석 가운데 빈자리가 없을 만큼 관객들로 꽉 들어차 있었다. 오후 4시가 되면서 이날의 주인공인 해피 앙상블 단원이 등장하자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 환호성과 함께 공연이 시작됐다.
해피 앙상블은 공직자, 기업, 자영업 등 수원 지역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인사들이 참여해 색소폰(테너, 알토), 트럼펫, 트럼본 등 관악기 중심으로 구성됐다.
‘엘빔보(올리브 목걸이)’와 ‘선구자’에 이어 해피 앙상블 감독 겸 지휘자인 오현규 수원공고 교감(경기도 음악협회장)이 단원들과 솔로 연주자를 소개했다.
오 감독이 소개한 솔로 연주자는 다름 아닌 김용서 시장. 오현규 해피 앙상블 감독은 이날 공연에 대해 “117일 동안 연습하며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도 들고 중간에 그만 두고 싶었지만, 김용서 ‘학생(오 감독은 단원 모두를 ‘학생’이란 표현으로 소개했다)’의 집념 덕분에 오늘까지 오게 됐다”며 김 시장에게 공을 돌렸다.
알토 색소폰 솔로 연주에 나선 김용서 시장은 드라마 ‘장녹수’의 주제가와 부인 유경자씨에게 바치는 ‘세레나데’인 ‘Annie Laurie(영국 민요)’ 2곡을 선보였다.
김용서 시장은 “연습할 땐 잘 했는데 무척 떨린다”며 “실수하더라도 이해하고 넘어가달라”면서도 독주를 마치자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다.
특히 이날 관객을 감동시킨 장면은 공연 전날인 24일에도 항암 치료를 받고 공연에 나선 김영대 수원시의원의 인사말.
이날 공연에서 타악기(퍼크션)를 맡은 김 의원은 “원래 관악기 부분을 맡았는데, 연습하는 과정에서 임파선 종양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해피 앙상블은 나에게 제 2의 인생을 안겨줬다”고 말해 관객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눈이 내리네’, ‘베사메무쵸’에 이어 조용필의 ‘허공’, 색소폰, 트럼펫, 트럼본 악기에 맞춰 편곡한 ‘화이트 크리스마스’까지 공연 열기는 점점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 ‘창밖을 보라’, ‘징글벨’로 이어진 성탄 캐럴 메들리에선 무대와 객석이 하나가 되면서 해피 앙상블의 연주 수준이 높고 낮음이나 작은 실수 같은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
마지막 곡인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연주에 앞서 오현규 감독은 해피 앙상블의 첫 결실을 있게 한 김용서 시장에게 ‘창단 개근 기념’이란 문구가 새겨진 지휘봉 케이스와 지휘봉을 선물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과 앙코르 곡인 장윤정의 ‘짠짜라’가 연주되고 객석에서는 관객들이 연주에 따라 노래를 부르고 야광봉을 흔들며 해피 앙상블 연주회의 대미를 장식했다.
공연을 닫는 ‘작별의 노래’ 연주에 앞서 김용서 시장은 “하루 2시간에서 4시간 동안 연습을 거듭하며 공연을 준비했다”며 “이 순간이 관객들에게 영원히 잊혀지지 않기를 바라고, 나아가 음악을 통해 ‘해피수원’을 완성하겠다”고 인사했다.
김 시장은 2009년 기축년 새해가 뜻있고 의미가 가득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하는 희망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김용서 시장을 비롯한 수원 지역 인사들이 들려준 ‘멜로디’가 아닌 그들이 보여준 ‘열정’에 감동과 희망을 아로새길 수 있었다며 행복한 미소로 공연장을 나섰다.
시민 김 모(59, 여)씨는 상기된 목소리로 “전문가가 아닌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던 분들이 보여준 공연을 보면서 감명받았다”며 “나도 운동같은 작은 것부터 실천하며 열정적으로 살아가고픈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