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원시 기술직 공무원의 '우울한 송년'

▲ 이정하 기자
수원시 기술직 공무원 중심으로 일고 있는 인사 불만이 예사롭지 않다. 수원시가 26일자로 단행한 서기관(4급)급 승진 및 전보 인사에 기술직 공무원들이 그동안 묵혔던 응어리를 한꺼번에 토해냈다.

기술직 한 공무원은 "8년 동안 한 부서의 장을 맡고 있는데도 구청장 자리를 내주지 않는 것은 기술직 배척을 못박은 것"이라며 "사무관 등의 후속 인사도 불 보듯 뻔하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수원시 기술직 공무원들은 이번 인사로 침체된 내부 분위기에 우울한 송년을 맞고 있다. 수원시 최초로 기술직 구청장이 나올지 관심이 쏠렸던 이번 인사에서 행정직 공무원이 구청장으로 발령나자 ‘기술직 박해’라며 섭섭한 심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지난 2002년부터 도시계획국장을 맡은 이상윤 국장이 서기관급 최고선임에 속하면서도 번번이 구청장 인사에서 미끄러지자 기술직 공무원들의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기술직이 더는 올라갈 자리가 없기에 다음 인사에서도 승진 없는 ‘붙박이’가 될 것이 자명하다는 것이다. 현재 기술직 인사적체가 심각한 상황에서 기술직 공무원 사이에선 '주사보(7급) 퇴임설'이 나돌 정도다.

여기에 차기 지방선거에 대비한 코드인사라는 평이 더해지면서 행정직과 기술직 공무원 사이가 더욱 멀어지고 있다.

신임 이중화 영통구청장과 김명겸 의회사무국장은 인사결정권자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공직자다. 이 구청장은 민선 3기 초대 비서실장을 수행하며 수원시장과 손발을 맞춘(?) 사이이고, 김 사무국장은 초과근무수당 부당수령 문제 등의 궂은 일을 도맡아 처리하며 시장의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결국, 이번 인사가 행정의 효율성과 안정, 혁신적인 조직 운영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단지 시장의 최측근을 주요 요직에 앉히려는 의도로 읽힌다. 기술직 공무원들이 '희생양'이라고 말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처럼 이번 인사는 공직사회 내부 갈등의 불씨를 남긴 셈이다. 불씨가 금세 불신과 편견의 화마가 돼 공직사회 전체 사기저하로 번질 것으로 우려된다.

기술직 공무원의 사기저하로 말미암은 공직사회의 불만과 불신, 그로 인한 행정서비스의 질 저하 등의 폐해는 결국 수원시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코드인사였든 아니든 상관없다. 다만 '누구'를 위한 인사였는가가 중요하다. 

인사결정권자인 수원시장은 수원시민을 위한 인사가 무엇인지, 이미 불거진 공직사회 내부 갈등의 불씨를 어떻게 끌 수 있을지 깊이 성찰해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