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못골시장을 최고의 시장으로”

[인터뷰] 정남식 못골종합시장 큐레이터초등생 재래시장 체험 ‘와글와글 학교’ 진행

▲ 정남식 못골종합시장 큐레이터는 재래시장이 지닌 사람들의 끈끈하고 정겨운 이야기, 문화적 요소를 활용하면 다른 유통업체가 흉내 낼 수 없는 새로운 지역 경제, 문화적 공동체 공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못골종합시장은 지난 5일부터 지역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시장에서 구입한 재료로 시장 점포 모형 등 여러 조형물을 만들거나, 요리도 직접 하는 등 체험활동을 하는 ‘와글와글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은 못골종합시장이 지난해 10월 강원도 주문진과 함께 문화관광체육부로부터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 사업 중 하나이다.

와글와글 학교 진행을 담당하고 있는 정남식 큐레이터(지역활성화센터 지역개발팀장)는 이 부분에서 재래시장의 발전과 활성화 방안을 새로운 시각에서 제시하고 있다.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시장 큐레이터는 시장이 가진 다양한 가치, 즉 경제와 문화, 정체성 등을 활용해 마케팅을 펼치는 한편, 유통공간이라는 특징 외에도 지역 공동체를 형성시킬 수 있도록 하는 교육적인 공간으로도 개념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재래시장 속에는 대형할인매장에서는 찾을 수 없는 우리 이웃, 사람들의 무수한 이야기가 숨어있죠.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주는 재래시장의 가치는 3자가 어우러져 어메니티를 형성하는 데 있습니다.”

어메니티란 생산지인 농어촌과 소비자를 매개시켜 주는 재래시장 등을 중심으로 한 특유의 지역 공동체 문화, 생산품, 문화유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요소들을 말한다.

재래시장 상인과 소비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시설이나 경영 현대화가 필요하긴 하지만, 시장 활성화의 핵심은 외부가 아닌 재래시장 속에 잠재돼 있다는 게 정남식 큐레이터의 설명.

“대형유통업체와 같은 외부의 방식을 시장에 도입하는 것보다 상인들의 다양한 이야기, 시장을 찾는 소비자와 생산자가 만들어내는 재래시장만의 특성을 활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와글와글 학교에 참여하는 50여 명의 어린이뿐만 아니라 이들의 부모까지 재래시장의 참맛과 가치를 발견하는 모습에서 정남식 큐레이터는 재래시장에게도 희망이 있다고 단언한다.

정 씨는 지난해 10~11월 열렸던 ‘상인 상상 교실’은 기존의 경영 마인드 교육과 달리 상인 자신의 모습과 정체성을 정리하며 스스로 행복을 찾는 신선한 방식을 시도해 상인들 간 유대감은 물론 시장 활성화를 향한 의지와 호응을 이끌어 냈다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정 씨가 진행하고 있는 시장 문화축제는 연예인이 출연해 한바탕 시끌벅적한 행사를 벌이는 천편일률적인 방식에서 탈피해, 오로지 시장 상인과 소비자, 생산지역(농어촌) 주민까지 초청해 진정한 축제 한마당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마련한 팥죽 축제에는 팥 등 잡곡을 생산하는 강원도 원주의 용소막 마을 주민까지 초청해 잔치를 벌였고, 2월 정월 대보름 축제 등 4번에 걸친 축제 등을 기획하고 있다.

“권투선수 아들을 둔 시장 상인이 아들 자랑을 위해 권투 장갑을 목에 거는 것에서부터 못골종합시장에는 수많은 사람의 이야기가 숨어있습니다. 재래시장다운 맛과 멋을 살려 상인과 소비자 모두 행복한 커뮤니티로서의 못골종합시장을 만들어가는 게 큰 목표입니다.”

동네 구석구석까지 대형유통업체의 무차별적인 공세 앞에 재래시장이 말 그대로 ‘재래’의 것으로 여겨지는 지금, 못골종합시장은 다시금 ‘사람 냄새’와 ‘이야기’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도약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