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두 번째 분양에 나선 '이던하우스'의 1순위 청약이 대거 미달됐다. 이던하우스 모델하우스가 연일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뤄 침체한 분양시장을 되살릴 신호탄으로 여겼던 건설업계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 분양계획을 잡은 수원지역 일부 건설업체는 분양계획을 장기간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교 미분양 속출= 용인지방공사가 지난 6~7일 진행한 광교신도시 A28블록 이던하우스 662세대 1순위 청약 결과, 329명이 청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경쟁률이 0.49대 1에 그쳤다. 주택형별로 보면 111㎡는 285세대 가운데 211세대가 남았고, 113㎡(261세대) 74세대, 114㎡(116세대) 48세대가 미분양됐다. 8일과 9일 각각 2, 3순위 분양에 나서지만, 청약 전망은 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용인지방공사는 청약자격 조건을 완화하고, 광교신도시 첫 분양 물량인 울트라건설보다 3.3㎡당 80만 원 낮은 가격 조건을 내세웠음에도 1순위 청약에서 대거 미달사태를 빚었기 때문이다. 용인지방공사는 청약률을 높이고자 계약금을 애초 20%에서 10%로 낮추고, 1순위 모집에 구간별 청약저축 납입 인정금액을 적용하지 않았다.
▲광교 입지 흔들= 울트라건설에 이어 이번 이던하우스 미달사태로 광교신도시 입지마저 흔들리고 있다. 애초 높은 경쟁률과 관심과는 달리 미분양이 줄을 잇고 있고, 광교신도시에서 추진 중인 각종 사업도 장기 표류하거나 백지화되면서 인기가 급랭하고 있다.
총사업비만 2조 원에 달하는 비즈니스파크 PF사업에 참여하는 건설사가 없어 무기한 연기된데다, 한옥마을(5만 8천878㎡·100여 세대) 조성사업은 타당성이 없다며 아예 무산됐다. 법조타운 조성도 아직 수원지법·지검이 이전 확정을 짓지 않은 상태여서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수요자들은 분당을 앞서는 명품신도시를 기다렸지만, 경기불황과 주변시세보다 높은 분양가 탓에 제때 신도시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속 챙기는 똑똑해진 수요자= 특히 사고자 하는 아파트를 꼼꼼히 살피고, 정보를 수집하는 달라진 수요자층이 분양시장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기존 수요자들이 부동산 전문가나 언론을 통한 정보만으로 분양아파트를 선택했다면, 요즘은 모델하우스와 아파트건설 단지를 직접 둘러보는 것은 기본이다. 또 주변아파트와 가격비교는 필수다.
영통구 이 모(40·여) 씨는 "요즘 부촌이라는 영통도 1천만 원대 수준인데 이던하우스는 3.3㎡당 1천209만 원"이라면서 "프리미엄이 많이 붙었던 판교나 분당의 사례를 적용했다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던하우스 모델하우스 등이 북새통을 이룬 것도 바로 똑똑해진 수요자들의 '물건 분석 작업'의 하나일 뿐이라고 풀이했다. 수원권 집값이 내년까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수요자로서는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올해 1만 3천여 세대 추가 공급, 미분양 눈덩이= 부동산정보업체 한 관계자는 "깡통아파트도 속출하는 마당에 제값을 주고 사려는 수요자가 많지 않다"면서 "수원에도 현재 3천여 세대에 달하는 미분양 아파트가 있는데다 올해 1만 세대 이상이 추가 공급된다면 추락하는 부동산시장에 날개마저 부러뜨리는 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 현대산업개발이 권선지구에서 선보일 '수원 아이파크 시티' 1천300여 세대 공급을 시작으로 입북동 민간도시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벽산건설도 1천100여 세대, 광교신도시 1만여 세대 등 총 1만 3천여 세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국민임대주택단지인 호매실지구(1만 5천744세대)가 분양에 가세하게 되면 미분양이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건설업계는 분양일정을 장기간 미루거나 아파트 건축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