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못골시장의 ‘라디오스타’에요

매주 월·목요일 시장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 담은 '못골 온에어' 방송

▲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영화 ‘라디오 스타’에서 한물간 왕년의 인기가수 최곤(박중훈)이 DJ를 맡은 라디오 프로그램은 강원도 영월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다. 집 나간 아들을 찾는 아버지, 외상값 갚으라는 다방 아가씨, DJ에게 일자리를 부탁하는 백수 청년, 수줍게 짝사랑을 고백하는 꽃집 사장 등 이웃의 일상과 삶의 이야기는 전파를 통해 지역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떠오른다.

‘라디오 스타’가 가공의 이야기라면, 못골종합시장의 라디오 방송인 ‘나도 라디오 스타(못골 온에어)’는 재래시장 속에서 어우러져 살아가는 상인과 이웃들의 실제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19일 시험 정규방송을 앞둔 지난 16일 오후 못골종합시장 상인회 교육장. 문화관광체육부로부터 ‘문화를 통한 전통재래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문전성시)’ 대상 시장으로 선정된 못골종합시장이 의욕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라디오 방송 ‘못골 온에어’의 DJ를 맡은 세 명의 남자가 연습에 한창이었다.

못골 온에어는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11시 30분부터 30분 동안 방송망을 통해 시장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전달할 예정이다.

여유롭게 방송을 진행하는 솜씨와 세련된 외모까지 전문 DJ라 해도 손색이 없을 이들은 못골종합시장의 상인들이다.

상인의, 상인을 위한, 상인에 의한 라디오 방송 ‘못골 온에어’를 이끌어 갈 이들은 이충환(37·상인회 총무), 김승일(33·상인회 재무), 김덕원(41) 씨. 모두 못골종합시장을 이끌어 가는 ‘젊은 피’이기도 하다.

“상인들이 직접 시장 속에 숨겨진 재밌는 이야기, 상인들의 목소리를 직접 담아 전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충환)

이들은 프로그램 대본 작성부터 진행, 아이템 발굴 등 1인 다역을 소화하며 못골종합시장 안에 담긴 풍성한 이야기로 상인과 시장 고객의 귀를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못골종합시장에서 완도상회(건어물)를 운영하고 있는 이충환 씨는 점포별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발굴해 소개하고 상인과 고객이 함께 터놓고 시장 개선을 위한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못골길잡이’ 코너를 맡는다.

‘왁자지껄 김나는 솥뚜껑’을 진행하는 김덕원 씨(신 지동순대 운영)는 상인의 신청 사연과 음악을 소개한다. 가족 대대로 못골을 지켜왔던 김승일(쉼터 분식 운영) 씨는 자신을 스스로 ‘못골지기’로 소개하며, ‘못골지기의 왁자지껄 문전성시’를 의욕적으로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도 숨기지 않았다.

“큐시트에서 대본까지 직접 써보니 생업과 달라 처음엔 어려웠지만, 시장의 이야기를 상인과 고객이 함께 소통하고 공유하면서 서로 이해할 수 있다는 매력과 친밀감 있게 만들어가 가겠습니다.” (김승일)

지난해부터 DJ 교육과 시험 방송, 리허설을 거쳐 19일부터 시장 내 방송망을 통해 정규 방송될 ‘못골 온에어’는 오는 2월 말 팔달주차타워 내 방송실까지 마련될 예정이다.

“못골종합시장하면 못골 온에어로 유명한 시장이 되도록, 힘들지만 즐겁고 신나게 방송을 이끌어 가겠다”는 이충환 씨의 말처럼 못골종합시장 DJ 3인방은 활력 넘치는 시장 만들기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