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금을 대출할 때는 대출해 주는 사람이 차용하는 사람에게 사용료를 부과하고 있는데, 그 외에도 대출에 소요되는 각종 수수료, 위험부담을 위한 보험료, 원금을 반환할 시기의 화폐가치 하락에 대한 손실에 대비하는 보상금 등을 부과하기도 한다.
투자자들은 투자를 결정할 때 일정한 투자수익률을 달성하길 원한다. 이때의 투자수익률은 투자자의 요구수익률이 된다. 요구수익률은 단순히 저축을 할 때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도 일반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률(무위험 명목이자율)만으로 요구되지만 투자를 할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즉 무위험 명목이자율에 무언가가 더해져야 투자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무언가는 금리의 사전적인 의미에서도 알 수 있듯이 투자자의 입장에서 수수료는 제한다고 해도 위험에 대한 위험보상률(위험프리미엄)과 화폐가치의 하락률(인플레이션 보상률)을 더해서 최종 얻고 싶어하는 요구수익률이 결정된다.
즉 채권(은행의 정기예·적금 등)과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는 은행의 정기예금금리 수준에서 요구수익률이 결정되지만 주식, 부동산과 같은 변동성이 큰 자산에 투자하고자 하는 투자자는 은행의 정기예금을 기준으로 변동성에 따른 위험 프리미엄과 화폐가치의 하락으로 인한 손실 즉 인플레이션 보상률을 더해서 요구수익률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위험은 투자손실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률의 변동성이 위험이 되는 것이다.
최근 정부는 경기침체(디플레이션)를 우려해 금리 인하를 지속적으로 단행하고 있다. 기준금리의 인하는 결과적으로 시중의 CD금리 및 정기예금의 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서민들이 필요로 하는 대출금리는 원하는 수준으로 낮아지지 않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대출금리는 은행이 투자자의 입장이 된다. 즉, 무위험 명목이자율은 CD금리가 되는 것이고, 고객의 신용위험 혹은 회수불능위험에 대한 위험프리미엄과 각종 수수료가 가산되게 된다. 따라서 대출금리는 CD 기준금리+가산금리로 이루어진다.
문제는 기준금리는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가산금리가 2007년 10월 기준 0.6~0.8% 수준이었던 것이 2009년 현재 은행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2.5% 수준으로 육박돼 결국 대출금리는 시중금리가 낮아졌음에도 내려가지 않는 것이다. 이는 가산금리는 은행의 입장에서 보면 위험프리미엄이다. 경기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위험이 증대해졌다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우량채무자는 대출을 상환하고 비우량채무자만 대출을 원하고 있다는 셈이다. 최근 금리의 인하로 협의통화(M1)는 늘어났지만 광의통화(M2)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하는 것이다.
/함찬수 금융칼럼니스트·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