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교실] 금융은 서비스업이다

함찬수 금융칼럼니스트/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 함찬수 금융칼럼니스트/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어릴 적 동네에 하나밖에 없는 이발소에는 언제나 손님이 많았다. 특히 일요일에는 더욱 그러했다. 동네 친구들의 머리 스타일은 모두 다 비슷한 머리모양을 하고 다녔다. 그래도 아무도 불평은 없었다. 최근에 들린 미용실은 줄을 서지 않는다. 미리 예약을 하면 된다. 머리스타일도 얼굴에 맞춰 같은 미용사로부터 3년이 넘게 서비스를 받고 있다. 사람들의 기호가 다양해지면서 서비스업은 발달되고 있다. 머리카락 자르는 일도 그러한데 하물며 금융은 말해서 무엇 하겠는가?

그러나 실상은 그러하지 못했다. 금융기관위주의 상품구입은 소비자들의 불만을 계속해서 야기시켜왔다. 또한, 금융상품을 고객에게 맞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금융기관의 프로모션이든 판매자의 실적 채우기로 강요받기 십상였다.

2007년 10월 증시가 2천포인트 시대에 접어들 때 금융기관과 금융상품 판매자들은 3천 시대 심지어 5천 시대를 낙관하며 소위 투자형 상품 판매에 열을 올렸다. 묻지마 투자가 기승을 부릴 때 증시는 영원한 진리인 상승이 있으면 하락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세계증시의 하락과 더불어 이제 1천100포인트도 고수하기 힘겨워 보인다. 많은 투자자가 공포에 떨고 있다. 아니 공포를 떠나 많은 사람이 눈물을 흘렸다. 그동안 차곡차곡 모아왔던 큰아이의 대학자금이며, 넉넉지 못했지만 아껴 모았던 부부의 노후자금이 사라져 버렸다. 이것이 과연 무지의 소비자들 잘못이던가?

정부는 지난 2월 4일 자통법을 통과시킴으로써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여러 가지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금융상품 가입하기가 더욱 복잡해지고 투자자의 책임이 더 강화됐다는 느낌이 든다. 불완전 판매를 해소하자는 취지는 알겠으나 결국 고객이 가지고 있는 위험성향을 넘어선 투자는 결국 고객 스스로 책임지게 된 것이다. 이는 금융기관의 책임면제를 문서화로 다시 한번 확인해주는 절차 정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펀드가 국민 1인당 1계좌꼴로 판매돼질 때 과연 금융기관은 관리를 어떻게 했는가를 생각해보자. 금융도 분명히 서비스산업이다. 상품을 판매하기 전 고객을 관리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먼저 고려했어야 했다. 부자 그리고 서민 구분 모두가 금융기관의 고객들이다. 부자들만을 위한 PB가 아니라 고객을 위한 PB가 육성돼야 한다.

또한, 고객 역시 금융기관의 말을 전적으로 믿고 가입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 무조건 믿고 가입하는 시대는 지났다. 계약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인지하고 자신을 위해 지속적인 관리와 모니터링을 해줄 수 있는 금융기관인지 혹은 PB인지를 정확히 알고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

어렵게 번 돈을 수익률만 좇아 가입하고 나중에 수익률에 대해 생떼 쓰듯 책임지라는 것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 어릴 적 동네 이발소는 추억으로 삼을 수 있지만 이 시대는 자신의 스타일을 알고 관리해줄 수 있는 전문 미용사를 원한다.

/함찬수 금융칼럼니스트·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