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것 나눠 가지는 게 봉사"

[인터뷰] '사랑의 전도사' 김재옥 생활체육 수원시 테니스協 회장장학사업, 복지시설 지원 등 사회 곳곳에서 전천후 봉사활동 앞장

▲ 생활체육 수원시테니스협회 김재옥 회장.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물은 아래로 흘러내리듯 사랑도 물처럼 바다를 향해 가면서 넓어지고 깊어집니다."

생활체육 수원시 테니스협회 김재옥(53) 회장은 봉사를 물 마시듯 하는 사람이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봉사 정신이 그의 주변에 사람을 모이게 한다.

가진 이도 그렇지만 조금 부족하게 가진 이도 그를 벗 삼으며 다시 일어설 힘을 얻게 된다. 그렇기에 그를 우리는 '사랑의 전도사'라고 부른다.

23일 오전 11시 수원시 장안구 만석공원 테니스장 관리동 2층 사무실에서 인터뷰 한 김재옥 회장은 순식간에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김 회장에게 진정한 봉사가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내가 작은 돈이지만 벌었다면 내 힘이 아닌 하늘에서 삶의 일부로 허락해 주신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공부하고 싶은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어려운 이웃이 좀 더 밝은 미래를 꿈꿨으면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매탄동사무소에 놓인 '도깨비 쌀독'을 지난 2005년부터 운영했다. 지금 거의 모든 동사무소에서 운영하는 '마르지 않는 사랑의 쌀독'의 기원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07년 3월에 수원사랑장학재단에 장학금 1억 원을 쾌척한 바 있으며 캄보디아 씨엠립주 수원마을 조성에도 참여했다.

당시 김 회장은 수원사랑장학재단에 장학금을 맡기고 나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자립·효행 장학생으로 선정된 학생들의 밝은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다"면서 "내가 가만히 있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한번은 봉사를 위해 북한에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면서 "야밤에 나가서 옷 200벌을 샀는데 그것을 북한 주민에게 전해줄 수 없어서 북한 공직자를 매수(?)한 적이 있었다"고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위험을 무릅쓴 행동의 근원은 나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데 있다는 그의 철학이 조금 무모해 보일 만한 일을 추진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또 16년 전 화성의 한 시설원을 찾아 7명의 원생을 딸처럼 보살핀 적이 있다고 회고했다. 그는 "당시 급식비가 모자란 아이들에게 1만 5천 원에서 4만 원 정도 매월 지원을 했다"면서 "우리 딸들이 이제 장성해서 주부가 됐다"면서 웃어버렸다.

최근 김 회장은 영통구의 한 시설원에 다시 딸 12명을 뒀다. 바쁜 일상으로 자주 찾아가지는 못하지만, 남들의 눈길이 시설에서 멀어질 때면 아이들과 놀아주려고 남몰래 찾곤 한단다.

지난 여름 김 회장은 이 시설에 에어컨 한 대를 선물했다. 수녀님과 얘기하는 사이 한 아이가 "에어컨 틀어주세요?"라고 하자 수녀님이 창문을 활짝 열었단다. 그 광경을 목격한 김 회장은 그날 밤 당장 에어컨 한 대를 사 버렸다.

"아이들의 말에 어디 에어컨이 있는지 살폈는데 수녀님이 창문을 여는 거예요. 그게 바로 에어컨이었던 것이죠"라며 "맘이 너무 아파 바로 에어컨을 배달시켰다."

그렇지만, 김 회장 집의 에어컨은 고장 난 채로 방치돼 있다는 얘기도 해줬다.

김 회장은 "아이들이 장성했지만, 여전히 친구처럼 얘기 나누길 좋아한다"면서 "과외 한번 시키지 않았는데 나름대로 자신의 길을 찾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회장의 여동생이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마음만 먹었으면 국내가 아닌 외국에서 유학의 길을 택할 수도 있었지만 김 회장은 국내를 고집했다.

김 회장은 "이제 아이들이 외국으로 공부의 폭을 넓히겠다고 하면 들어줄 생각이다"면서 "꿈이 무엇인지 찾아낸다면 아버지로서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 김 회장은 한신대학교 대학원 스포츠재활학과에서 만학의 꿈을 이뤘다. 공부에 대한 끝없는 욕심은 나이가 들면서도 줄지 않는 것 같았다. 그것이 자녀들에게 전해지고 자신이 일어설 수 있는 새로운 힘이 되고 '나 아닌 다른 사람도 공부를 하게 도와야 한다'는 정신으로 거듭나고 있다.

김 회장의 장학사업은 수원사랑장학재단에 장학기금 쾌척을 비롯한 수원지역 테니스 유망주 육성, 체육인 출신 고용 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김 회장은 "몇 년이 지나면 테니스 꿈나무들이 이름을 떨칠 날이 있을 것"이라며 "수원이 대한민국 최고의 테니스 메카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테니스에 대한 사랑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삶의 철학에 대해 ‘정직과 노력’이라고 단언한다.

김 회장은 아침 5시40분에 일어나 새벽에 회원들과 테니스를 즐기고 일과를 소화한다. 사업가이다 보니 이런저런 일이 많지만, 오후에는 피아노, 음악, 서예 등을 빼놓지 않고 연습하고 연습한다.

김 회장은 "수원이 고향이 된 지 오래됐고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다면 내 힘이 닿는 데까지 노력할 생각이다"면서 "작은 힘이지만 지역사회가 조금 더 따뜻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회장은 지난 3년 전부터 부인과 함께 청명산에 작은 집을 짓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언제 집이 완성될지는 모르지만 언젠가 집사람과 들어가 살 집이다"면서 "세상에서 하고 싶은 일을 다 했을 때에 집이 완성되고 가서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봉사에 나설 때마다 부인 박계숙(51) 씨와 장녀 진아(29) 씨, 건호(27) 씨가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내 옆에 가족이 있기 때문에 사회에도 봉사할 수 있는 것"이라며 "사회를 가족처럼 바라볼 수 있는 행복을 준 우리 식구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회장은 지난 2003년 영통구 매탄3동 주민자치위원장, 2005년 생활체육 수원시 테니스협회장, 2006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위원, 2007년 수원사랑장학재단 이사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