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역 곳곳 발 묶인 아파트 공사

건설경기 침체로 공사중단·분양 계약해지 등 갈등 심화“기존-신규 계약자 비형평성” 정부 부동산대책도 한 몫

장기간 건설경기 침체로 공사가 중단되거나 착공이 지연되면서 수원지역 곳곳에서 건설사와 분양 계약자 간 파열음을 내고 있다. 특히 정부의 2·12대책과 맞물려 미분양 아파트 기존 계약자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일부 계약자들이 계약해지를 추진,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계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수원 권선주공 1·3차 재건축(1천753세대) 사업의 시공사인 GS건설·대림산업이 추가비용 분담을 요구하며 공사를 중단하자 조합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시공사업단은 지난해 9월부터 조합원들 간 분쟁과 소송 등으로 사업일정에 차질을 빚어 사업비가 늘었다며 권선조합에 1천억 원에 달하는 추가비용 분담을 위한 공사도급계약변경 및 관리처분계획변경을 위한 총회 개최를 요구했다.

그러나 권선조합은 1세대당 9천여만 원에 달하는 추가부담은 시공사가 공동부담해야 할 몫인데도 조합원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반발, 항의 집회를 여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재건축사업은 오는 10월 완공예정이지만, 시공사는 조합이 추가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면 공사를 재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공사지연이 불가피해 보인다. 따라서 추가비용 문제에 대한 협의점을 찾지 못하면 자칫 법정 소송으로까지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망포지구에 53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현진에버빌도 중도금 문제로 분양 계약자와 갈등을 빚고 있다. 시공사가 공정률이 50%에 못 미치는 27% 수준인데도 분양 계약자에게 4차 중도금 납부를 요구하자 집단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결국, 입주자들의 반발에 밀려 중도금 납부 기간을 공정률에 맞도록 미루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수원 울트라 참누리아파트 입주예정자들도 애초 분양 당시와 완공 후 아파트 구조와 설계가 다르다며 시공사에 집단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현재 시의 중재로 시공사와 입주예정자들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금융권 신용위험평가에서 D등급을 받은 대주건설이 짓는 곡반정동 대주피오레는 계약해지에 따른 환급을 진행 중이며, 최근 공사장 인명사고가 발생한 조원동 임광 그대가 아파트도 지역난방 변경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랜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이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수원지역 아파트 공사현장 곳곳에서 이런 현상들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수원지역 내 10여 곳에 달하는 미분양 아파트단지 전체에 걸쳐 분양 대금 미납과 입주를 포기하는 분양 계약자의 문의가 잇따를 것으로 알려졌다.

영통구 한 부동산 관계자는 "양도세 감면 등의 정부의 2·12대책이 기존 미분양 아파트 계약자에게 상당히 불리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차라리 양도세 혜택과 미분양대책의 수혜지로 옮기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계약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수원지역은 미분양 신규 계약자는 향후 5년간 발생하는 양도세를 50%(용인 등 비과밀억제권역은 100%)만 내면 되지만, 기존 계약자는 현행 기준대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존 계약자들이 고분양가의 신규물량보다는 기존 아파트 시세가 떨어져 급매물에 관심을 더 보이는 상황이다. 경제사정이 악화하면서 제때 중도금을 내지 못하는 계약자들이 속출하는 것도 계약해지의 한 원인이다.

한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우리 현장은 아직 그런 사례가 없지만, 일부 현장에선 계약해지 요구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특히 이들 현장에선 계약자와 건설사 간 책임공방이 벌어져 법정 소송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