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시 권선구 총무과 이정훈(여) 씨는 매달 넷째 주 목요일 '공직자 재래시장 장 보는 날'이면 장바구니를 들고 구청을 나선다. 구청을 나선 이 씨는 권선 종합시장에 들러 채소와 과일 등을 이 장바구니에 담아 집으로 향한다.
시장에서 흔히 쓰는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손쉽게 장을 볼 수 있고, 잘 찢어지지 않아 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다. 이 장바구니는 권선구 길거리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현수막을 거둬들여 만들었다. 현수막을 알맞은 크기로 잘라 박음질해 만든 이 가방은 소각용 폐품에서 알록달록 예쁜 장바구니로 옷을 갈아입었다.
쓰레기로 폐기해도 수백 년 썩지 않고, 소각해도 지구환경에 해로운 물질을 배출하는 합성수지를 재활용해 버릴 게 없는 가방재료로 완벽하게 재탄생시킨 셈이다.
다만, 이 장바구니의 현수막 제작에 쓰인 휘발성 잉크 냄새가 쉽게 빠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햇볕에 오랜 시간 건조하면 이 냄새도 어느 정도 제거할 수 있다.
24일 권선구에 따르면 담당 지역 내에서만 연간 2만여 매에 달하는 현수막이 제작되고, 이들 현수막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수거해 소각처리 된다. 산업폐기물로 분류되는 현수막은 수거해 소각처리하는데 만도 수천만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이렇게 큰 비용과 물자 낭비를 막을 길이 없을까 고민하던 구는 현수막을 재활용한 장바구니 만들기를 고안해 냈다. 지난 2007년 6월 때마침 '공직자 재래시장 장 보는 날'을 지정하면서 장 보러 갈 때 장바구니로 사용하면 될 것으로 생각했다. 따라서 구는 장 보러 가는 날 지정 당시 장바구니 210개를 만들어 공직자에게 배포했다.
김충환 경제교통과 지역경제팀장은 "서민경제 및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공직자들이 솔선수범해 재래시장도 이용하고, 재활용 장바구니를 사용해 자원낭비도 줄이고자 했다"며 "덕분에 재래시장도 살고, 재활용도 하고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했다.
구는 이런 고무적인 효과에 힘입어 더 많은 장바구니를 만들어 일반시민과 재래시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나눠주려 했지만, 선거법에 저촉돼 현재 추가적인 제작을 중단한 상태다. 이에 따라 구는 구민을 상대로 현수막 재활용품 만들기 체험 및 상인회의 차원의 장바구니 만들기 행사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덕재 경제교통과장은 "자원 재활용과 재래시장 살리기 운동의 하나로 장바구니 제작을 추진할 것"이라며 "상인회 차원에서 현수막을 리폼해 재래시장을 이용하는 시민에게 물건을 담아 주도록 하는 방안을 고안 중"이라고 밝혔다.